레슬링이 한국의 금메달 효자 종목으로 확실하게 재등극했다. 완벽한 부활을 알린 한국 레슬링은 이제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 광저우의 수모, 그리고 김현우
4년 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전통의 금메달 효자 종목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단 하나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하고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대회를 마쳤기 때문이다. 상위권에 있던 레슬링 순위는 8위까지 떨어져 레슬링 강국이었던 과거가 초라해지고 말았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 절망에 빠져 있던 한국 레슬링에 활기를 불어 넣은 것이 김현우(삼성생명)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노 골드로 인해 많은 압박감을 받았지만, 첫 올림픽이었던 런던 대회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불씨가 꺼져가던 한국 레슬링을 활활 타오르게 했다. 김현우의 성공 속에 다른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들도 활기를 찾게 됐다.
올림픽의 성공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 레슬링은 부활의 시발점을 국내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이점을 살리기 보다는 기량으로 상대를 완벽히 제압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 안한봉의 지옥+체계적 훈련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은 체력 위주의 지옥 훈련을 비롯해 체계적으로 구성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실전과 같은 조건에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회를 2주 정도 앞두고는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바닥으로 떨어트린 뒤 다시 끌어 올려 정식 경기 때에는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었다.
모든 준비가 완벽했던 만큼 한국은 예상했던 수준의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다. 기대는 했지만 금메달에 대한 압도적인 확신은 없었던 류한수가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의 유종의 미를 바라던 정지현(울산시남구청)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한국 레슬링은 드디어 웃을 수 있었다.
▲ 전설 된 김현우, 그리고 리우데자네이루
누구보다 기대를 현실로 바꾼건 김현우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승승장구했던 김현우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그랜드 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했다. 한국에 박장순(자유형 대표팀 감독)과 심권호(대한레슬링협회 이사) 두 명만이 지니고 있는 대기록. 그러나 김현우는 큰 문제없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활짝 웃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부활을 선언할 수 있게 된 한국 레슬링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메달을 딴 주요 선수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효자 종목의 모습을 다시 확인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리우데자네이루'를 선언한 한국 레슬링의 활약 여부는 지켜볼 일이지만, 그 가능성을 위해 또 다시 2년 동안 피땀을 흘릴 것이라는 사실은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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