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탁구 결산] 만리장성의 벽, 열악한 저변으로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0.05 10: 29

만리장성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열악한 저변의 한국 탁구로는 넘을 수가 없었다.
▲ 멈추지 않는 중국의 독주
중국 탁구의 독주는 여전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냈던 중국은 혼합복식을 북한에 넘겨주기는 했지만, 6개의 금메달을 가져가며 강력함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한국도 중국의 강세에 막혀 금메달을 놓쳐다. 남자 단체전에서 승부를 걸었던 한국은 주세혁(삼성생명)만 마룽과 멋진 대결을 펼쳤을 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완패했다. 한국의 총 메달 획득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일본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사실 중국 탁구의 강세에 한국이 밀린 것은 한 두 해의 일이 아니다. 1970년대부터 세계 탁구의 중심으로 올라선 중국은 1990년대부터는 절대 강자가 돼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에서 우승을 독차지했다. 한국이 중국 탁구에 밀리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중국의 압도적인 탁구 저변
그렇다면 한국은 중국의 강세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중국과 탁구 저변 자체가 완전히 달라 추격을 할 발판을 만드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은 성인 등록 선수만 3000만 명에 이르는 엄청난 저변을 갖고 있다. 중국은 각 성을 대표하는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뽑혀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각각 20여명씩 나뉘게 된다. 그 안에서 승강을 하면서 최고의 선수를 선발,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규모에서부터 한국은 중국에 도전하기가 힘들다. 현재 한국에서 등록된 성인 선수는 불과 170여명이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실업 소속의 선수가 70여명이고, 시·군청 등 지방자치단체 소속된 선수가 100여명이다. 중국의 0.000006%도 안되는 수준으로 중국을 넘겠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셈이다.
▲ 현실적인 대안은?
투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진그룹은 40년이 넘도록 탁구를 지원했고, 2008년부터 대한탁구협회의 회장사를 맡아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탁구협회는 3개월여 동안 대표팀을 지원, 제주도와 수원, 충북 단양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게 했다. 한국 탁구의 간판 주세혁(삼성생명)은 "최근에는 투자가 잘 되고 있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지만 우리가 보답을 못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원의 규모 자체가 다르다. 중국은 국가 내 최고의 스포츠답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투자가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는 바탕의 규모가 다른 만큼 그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한국은 이 차이를 훈련량으로 줄이고 있고,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팽팽한 접전 속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세혁은 "어느 순간부터 중국은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은메달에 만족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나온다. 그만큼 우리가 대등한 결과는 힘들더라도 10번 싸우면 1번이라도 이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정신적으로 단단한 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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