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쁜 녀석들' 마동석, 심각한데 크게 웃을뻔..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0.05 07: 20

마동석이 또 한 번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부활했다. 배역인지 실제인지 도대체 구분이 잘 가질 않는 조직 폭력배 박웅철 역인데, 심각한 상황에서 크게 웃게 만드는 묘한 유머 코드까지 장착한 밉지 않은 캐릭터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은 화끈한 배우 라인업 만큼이나 기대를 충족케 했다. 동방파 행동대장 박웅철(마동석 분)을 필두로 살인청부업자 정태수(조동혁 분), 천재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이정문(박해진 분), 그리고 이들을 불러모아 범죄 소탕을 계획하는 '미친개'로 불리는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까지.
실력파 연기자들이 만들어내는 연기 앙상블은 '악당이 악당을 잡는다'는 한국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토리와 영화 같은 영상, 연출력까지 결합되어 퀄리티 높은 드라마를 내놓았다. 특히 특정 인물에 쏠리지 않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회가 거듭될수록 인물간 '케미'까지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마동석이 연기하는 박웅철은 25일만에 서울을 접수하고 곧바로 경찰에 검거, 28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 범인을 잡아오라는 오구탁의 요구에 콧방귀를 뀌다가도 '5년 감형'이라는 제안에 솔깃해 잇몸 미소를 지어보이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예상 불가 '귀요미'다.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당최 구분가지 않을 실감나는 생활 연기와 유머는 그야말로 압권. 자신을 교도소에서 빼내와 앉혀두고 검거할 연쇄 살인범을 브리핑하는 유미영(강예원 분)의 설명에 "아아~ 나 진짜 크게 웃을 뻔 했네"라고 내뱉는 평범한 대사는 심각한 상황과 험상궂은 그의 얼굴과 어우러지며 보는 이를 웃게 만들었다.
이뿐이랴. 이정문을 잡으러 갔던 원룸에서 외국인이 나오자 "이정문? 얼굴 태운거야?"라고 진지하게 묻고, 오구탁을 향해 고개를 돌려 또 다시 "야, 많이 탔는데?"라고 묻는다. 다들 뛸 때 혼자 걷는게 민망했는지 묻지도 않았는데 오구탁에게 "아, 다리에 쥐가 났어 잠깐"이라며 멋쩍어하며 툴툴대는 모습도 웃음을 유발했다.
틈만 나면 아웅다웅하던 정태수에겐 술자리에서 '잭과 콩나무'를 '잭과 콩나물'이라 우기면서 "난 분명히 '잭과 콩나물'로 알고 있는데?"라고 정태수를 못 배웠다고 힐책하는 대목도 박웅철의 허술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줬던 인상깊은 장면. 무식하지만 의리가 있고, 정태수와는 '톰과 제리'처럼 투닥거릴 박웅철의 존재가 어둡고 습한 장르극 '나쁜 녀석들'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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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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