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탈꼴찌가 문제가 아니다. 1승, 1승이 시급하다.
한화는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나고 시즌이 재개된 후 3경기에서 모두 졌다. 1일 대전 SK전 1-11 대패를 시작으로 2일 사직 롯데전 5-10, 3일 사직 롯데전 3-15로 3연패를 당한 것이다. 3경기 모두 두 자릿수 실점으로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맥없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3연패와 함께 한화는 산술적으로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하게 소멸됐다. 2008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역대 두 번째 최장 기간. 4강은 애초에 멀어진 꿈이었지만 현실적인 과제였던 탈꼴찌도 쉽지 않다. 잔여 9경기에서 8위 KIA에 3경기차로 뒤지어 있어 어려워졌다.

하지만 한화에는 탈꼴찌보다 더 급한 것이 바로 당장의 1승이다. 이미 순위 싸움에서는 뒤처졌지만 분위기가 너무 크게 가라앉았다. 16일 동안 아시안게임 휴식을 보냈지만 시즌이 재개되자마자 힘이 떨어진 모습이다. 지금의 분위기는 마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 이후 악몽의 후반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화 관계자들은 그래서 탈꼴찌에 앞서 분위기를 반전할 1승의 중요성을 말한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8월1일부터 25일까지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기 전까지 한화는 2위 두산에 승차없이 승률에서 5리 뒤진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4위 롯데에 4경기차, 5위 삼성에 4.5경기차로 여유있게 앞선 한화는 호시탐탐 2위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3주 넘게 길어진 휴식기를 마친 후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휴식기 이후 8승16패 승률 3할3푼3리로 곤두박질치며 최종 순위 5위로 시즌을 마쳤다. 류현진이 나오는 날에만 승리를 하고, 나머지 4경기는 모두 패하는 '패패패패 류현진 승리' 공식이 반복됐다. 그 때부터 한화의 길고 긴 암흑기가 시작됐다.
올해도 휴식기 이후 무기력한 모습으로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채 3연패에 빠졌다.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남은 9경기에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그때는 연패를 끊어주는 확실한 에이스 류현진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태양은 시즌 재개 첫 등판이었던 2일 롯데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패했다. 풀타임 선발 첫 해 잘 하고 있지만 아직 류현진 만큼은 아니다.
한화는 5~6일 문학구장에서 SK와 원정 2연전을 갖는다. 5위 SK는 4위 LG에 1.5경기차로 따라붙으며 역전 4강의 희망을 위해 연일 총력전 승부를 벌이고 있다. 오히려 한화보다 더 절박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한화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남은 9경기에서 팀도 미래를 찾아야 하고, 김응룡 감독도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그래서 꼭 1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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