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혁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이유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역할로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확 뚫어주면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유리를 향한 복수가 시청자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통쾌하다는 의미의 ‘탄산남’, 신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호감이라는 의미의 ‘갓지상’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 행진을 누리고 있다.
성혁은 현재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에게 버림 받고 모든 것을 잃은 후 민정을 몰락시키기 위해 복수를 하는 문지상을 연기하고 있다.
초반 민정에게 온갖 멸시를 받고 당하기만 했던 지상은 민정의 시아버지 이동후(한진희 분)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 비서실장으로 들어온 이후부터 독하게 변모했다. 민정의 온갖 계략을 알고 사전에 막는다든가, 위험에 빠진 장보리(오연서 분)를 도우며 차근차근 복수를 진행했다.

지난 4일 방송된 ‘왔다 장보리’ 49회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민정 앞에 멀쩡히 나타나 화끈하게 뒤통수를 치는 지상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민정은 지상이 혼수상태에 있다고 알고 있는 상태. 지상의 비리를 조작해 회사에서 내쫓으려고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지상이 나타나 상황을 역전시켰다.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민정의 폭주가 펼쳐지는 가운데, 민정의 모략을 하나부터 열까지 파악해 치밀하게 대비하는 지상의 행보는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하고 있다.
특히 보리가 민정의 모든 악행과 출생의 비밀 등을 알게 된 후에도 제대로 된 복수를 하지 못하는 가운데, 언제 어디서든 민정을 압박하고 결국 파멸의 길로 안내하는 지상의 속이 다 시원해지는 계략은 안방극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친딸 장비단(김지영 분)에게는 한없이 애절한 부성애를 보이고, 보리와 이재화(김지훈 분)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민정에게는 독하디 독한 복수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민정이 몰락하지 않고 살아날 때마다 지상의 등장을 기다리는 것은 그만큼 지상의 복수가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안긴다는 것.
지상은 초반 이야기 전개상 지지리도 답답한 캐릭터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민정의 실체를 알게 된 후 독을 품게 되며 확 달라졌다. 지상을 연기한 성혁은 어느 순간 이야기의 중심이 됐고, 남자가 한을 품으면 여자 못지않게 매섭다는 것을 보여주며 ‘왔다 장보리’의 인기를 책임지고 있다.
성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남자 장서희’라고 불릴 정도로 민정 앞에서만 표독을 내뿜으며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고, 시청자들에게 배우 성혁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눈빛에 담은 그의 한맺힌 복수심은 이유야 어쨌든 남자가 여자를 괴롭혀도 용서가 되며 ‘갓지상’의 행보는 무조건 박수를 보내게 만들었다. 악에 받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민정 역의 이유리와 함께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며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2005년 ‘해변으로 가요’를 통해 데뷔한 후 연기 경력 10년을 채운 그는 ‘왔다 장보리’의 고공행진 속에 전성기에 도래했다. 안정된 연기력 덕에 호감을 살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만나는 기회를 잡으며 향후 성혁이라는 배우의 연기 인생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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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