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폭발’ 소사, 내년에 더 무서워진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05 10: 16

넥센 히어로즈가 일찍이 헨리 소사(29)와의 재계약 방침을 확정지었다. 시즌 후 협상테이블이 열리는 만큼, 아직 소사가 2015시즌에도 넥센 유니폼을 입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해 초 누구보다 간절히 한국무대 복귀를 원했던 소사의 모습을 돌아보면, 소사와 넥센의 인연이 이어질 확률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순수하게 재능만 놓고 보면 소사는 한국프로야구 외국인투수 중 최상급이다. 무엇보다 150km를 훌쩍 넘기는 패스트볼을 지녔다. 타고난 어깨로 언제든 불같은 강속구를 뿌릴 수 있다. 투구수 120개도 가볍게 소화하는 타고난 체력도 갖췄다. 하지만 2012시즌과 2013시즌 KIA에서 뛰었던 소사는 벽에 마주하곤 했다. 한국에 막 들어왔을 때는 투구버릇이 노출돼 난타를 당했고 투구 패턴이 단조롭고 기복도 심했다. 결국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소사와 이별을 택했다.
지난 5월 넥센은 브랜든 나이트를 대체할 선수로 소사를 낙점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일 이를 두고 “시즌 도중이었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무조건 한국 경험이 있는 선수로 뽑으려했다. 그리고 소사의 공이 빠르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어차피 타자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투수는 공이 빠른 투수다. 강속구 투수가 소위 긁히는 날에는 타자는 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소사는 엄밀히 말하면 한국무대서 실패한 외국인선수였다. 포스트시즌 진출,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는 넥센에 있어 지난 2년간 소사의 모습으로는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소사가 어떤 투수인지를 이미 파악했기 때문에 애초에 몇 가지를 주문할 계획이었다. 다행히 결과가 잘 나와서 그런지 말을 잘 듣고 있다”고 웃으며 “와인드업을 없앴고, 구종 두 개를 못 던지게 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서클 체인지업을 뺐다. 그리고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게 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를 던지는 것에 중점을 두게 했다”고 밝혔다.
앞서 말했듯, 소사는 와인드업시 투구폼이 노출된 전력이 있다. 와인드업이 없어도 얼마든지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아예 셋포지션으로만 던지도록 지시한 것이다. 투심 패스트볼의 구속도 150km를 상회하지만, 컨트롤이 안 되면 볼넷으로 이어진다. 서클 체인지업의 완성도도 높지 않아 실투는 좌타자에게 장타로 연결되곤 했다.
변화는 차차 성적으로 드러냈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선 8경기까지는 KIA 시절과 마찬가지로 기복에 시달렸다. 그러나 지난 7월 9일 한화전을 기점으로 넥센 코칭스태프가 바라던 모습이 나왔다. 7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10경기 선발 등판한 소사는 64⅓이닝을 던지며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94으로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KIA서 2년 동안 평균자책점 4.56을 올린 것을 돌아보면, 약 1.5점을 덜 내주게 됐다. 탈삼진도 늘어나 KIA 시절 경기당 7.13개에서 최근 10경기서 경기당 8.91개다.
소사의 잠재력 폭발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염 감독은 “내년에는 소사에게 포크볼을 장착시킬 생각이다”며 결정구를 추가할 뜻을 밝혔다. 당장은 소사를 투피치 투수로 제한시켰으나, 포크볼을 추가한 내년에는 완성형 투수로 만들려고 한다. 염 감독은 “리그를 보면 외국인선수의 유형도 트렌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사는 지금 트렌드에 딱 맞는 투수다”며 성장과 활약을 자신했다.
한편 소사는 9승 2패로 승률 8할1푼8리를 기록 중이다. 규정 이닝을 넘지 못했어도 10승이면 승률 타이틀이 주어지기 때문에 소사가 남은 경기서 선발승을 올리면 승률왕을 노려 볼 수 있다. 9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SK 밴와트가 경쟁상대. 현재 승률 1위는 7할6푼5리인 삼성의 밴덴헐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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