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격’ 류현진, 영웅 시나리오 준비 완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06 06: 16

팀의 영웅이 될 그림 자체는 스케치를 끝냈다. 이제 깔끔하게 색칠을 하고 그 그림을 완성시킬 일만이 남았다. 드디어 출격하는 류현진(27, LA 다저스)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어깨 통증으로 등판하지 못했던 류현진은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시간 미정)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등판한다. 시즌 막판 재발한 어깨 통증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모든 시계를 이날로 맞췄던 류현진은 정상적인 컨디션과 함께 등판할 예정이다. 오래간만의 등판에 류현진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팀 내 기대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상황 때문이다. 다저스는 홈에서 벌어진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무너지는 바람에 다 잡았던 경기를 내준 다저스는 2차전에서는 2-2로 맞선 8회 맷 켐프가 극적인 솔로홈런을 치며 기사회생했다. 홈 싹쓸이 위협에서 벗어난 다저스는 이제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승부를 본다는 심산이다. 선봉장은 3차전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이다.

24일 만의 등판이다. 당연히 우려가 있기는 하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어깨 상태는 실전 마운드에 올라가봐야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같은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시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오히려 기대가 크다. 그간 공백 후 첫 경기, 그리고 그 이후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간 보여준 실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래간만의 등판, 게다가 가을에 강한 세인트루이스에 원정 경기라는 3중고가 겹친 경기다. 분명 호락호락한 여건은 아니다. 그러나 위기의 반대말은 곧 기회다. 이번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끈다면 팀의 역전 시리즈에 발판을 놓은 선수로 기억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1승 가치는 정규시즌 1승을 훨씬 상회한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승리는 팀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만약 류현진이 승리를 따낸다면 다저스는 설사 4차전을 내주더라도 5차전에는 ‘독 오른’ 커쇼를 다시 낼 수 있다. 그만큼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여기에 부상을 딛고 일어서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는 극적인 시나리오의 완성도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미 언론들은 벌써부터 잔뜩 포장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무대는 마련됐다. 이제 화려한 조명 속에서 주인공이 되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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