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2’ 류현진, STL 승부수 요격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06 06: 09

그간 쌓아둔 경력의 숫자만 놓고 보면 비교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개 이런 숫자를 무시하며 메이저리그(MLB)에서 승승장구하는 류현진(27, LA 다저스)이기에 기대가 걸린다. ‘10월 사나이’ 중 하나인 베테랑 존 래키(36, 세인트루이스)를 떨어뜨릴 요격기로 낙점된 류현진이 24일 만의 복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시간 미정)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개인 두 번째 MLB 포스트시즌을 연다. 다저스는 4일과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1·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 맷 켐프의 극적인 결승 솔로홈런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그 직후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3차전에 류현진이 등판하는 것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다. 선발 투수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선수는 존 래키다. 래키는 자타가 공인하는 MLB의 베테랑 투수다. 2002년 애너하임에서 MLB 무대에 데뷔한 뒤 올해까지 정규시즌에서만 355경기(선발 354경기)에 나서 통산 152승117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팔꿈치 수술로 출전하지 못한 2012년을 제외한 나머지 11년은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조종사다.

여기에 가을에 강했다는 점도 세인트루이스의 기대를 모은다. 래키는 데뷔 후 포스트시즌에서 총 19경기(선발 16경기)를 소화해 6승5패 평균자책점 3.03의 좋은 성적을 냈다. LA 에인절스 시절인 2008년에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2.63, 2009년에는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29, 그리고 보스턴 시절이었던 지난해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6차전 호투를 비롯해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왕좌 탈환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래키를 영입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에 비하면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등판은 지난해 2경기가 전부다. 미 언론들이 “3차전 선발 매치업에서는 래키가 류현진에 비해 다소 우세하다”라는 전망을 내놓은 이유 중 하나다. 류현진의 어깨 상태, 그리고 경험 측면에서의 불안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류현진도 미 언론들이 잘 잡아내지 못하는 풍부한 경험과 큰 무대에서의 강심장이 있다.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단지 MLB에서의 숫자만 크게 처질 뿐, 류현진의 큰 무대 경쟁력도 분명 만만치 않다.
실제 류현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위기에 빠진 팀에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당시 상대 투수는 MLB 최정상급 투수인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였다. 당시와는 경기장이 바뀌기는 하지만 올 시즌 원정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강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짚을 수 있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가 준비한 회심의 승부수를 요격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다저스의 시리즈 역전 시나리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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