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25)이 불가능해보이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서건창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118경기에서 181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후 12경기에서 19안타를 기록한다면 그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은 경기수가 적어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매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해야 가능한 수치였다.
그런데 그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서건창은 재개된 시즌 3경기에서 매 경기 멀티 히트를 달성하며 총 13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그는 이제 남은 7경기에서 12안타를 치면 200안타를 채우게 된다.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이기에 가능할 수도 있다는 바람을 버릴 수 없다.

서건창은 올 시즌 팀의 121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 120경기에 선발 출장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62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121경기 중 21경기에 불과하다. 반면 3안타 이상 경기는 22경기다. 상황에 따라 몰아치기도 가능한 그의 능력이 끝까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남은 것은 그의 '멘탈'이다. 만약 기록을 의식하고 욕심이 앞서게 되면 자신의 수싸움에 스스로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서건창의 가장 큰 강점이 정신력이다. 서건창은 지난 4일 2안타를 기록한 뒤 "기록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항상 똑같은 마음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모든 선수들이 기록을 앞두고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인간이라 사실 의식하게 된다"고 토로하곤 한다. 기록이 눈앞이면 유난히 전광판 숫자가 크게 보인다는 선수들도 있다. 서건창 역시 주위의 기대가 겹쳐 전혀 의식하지 않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신경쓰지 말자고 주문을 되뇌이고 있는 서건창이 조용히 대기록을 향해 뚜벅 걸음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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