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테니스 정구 결산] 28년 만 우승과 12년 만 전 종목 석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06 06: 30

한국 테니스와 정구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하늘 높이 비상했다.
아시안게임 내내 부진하던 한국 테니스대표팀은 남자 복식 금메달을 차지하며 숙원을 이뤘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남자 복식 정상에 올랐다. 정구대표팀은 천하무적이었다. 2002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7개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 테니스 남자 복식, 28년 만에 금메달 한 풀다

임용규(23, 당진시청)-정현(18, 삼일공고)은 지난달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서 사케즈 미네니-사남 싱(인도)를 세트스코어 2-0(7-5, 7-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테니스는 서울 대회 우승(김봉수-유진선) 이후 무려 28년 만에 남자 복식을 제패했다.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정희석-이형택의 은메달 아쉬움도 깨끗이 지웠다. 또 이번 대회 노메달, 두 대회 연속 노골드의 위기에 놓여있던 한국 테니스도 구해냈다.
한국 테니스는 그간 아시안게임 무대 강자로 군림해왔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시상대에 올랐다. 4년 전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광저우 대회를 제외하곤 매 대회 메달을 휩쓸었다. 유독 남자 복식과는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가장 최근 우승이 28년 전이었다. 이후 6번의 대회 동안 번번이 쓴맛을 삼켜야 했다. 1990 북경 대회 이진호-지승호(동메달)를 시작으로 1994 히로시마 김치완-정의종(은메달), 1998 방콕 윤용일-이형택(은메달), 2002 부산 정희석-이형택(은메달), 2006 도하 김선용-전웅선(동메달), 2010 광저우 김현준-조승재(동메달) 등이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의 쓴맛을 삼켰다.
6전 7기 끝에 귀하고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임용규와 정현은 선배들의 응어리를 말끔히 풀었다. 그토록 고대하던 시상대 꼭대기 위에 우뚝 섰다.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임용규는 "28년 만의 남자 복식 첫 금메달이자 우리의 첫 금메달"이라며 기뻐했다. 정현도 "이렇게 큰 대회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 꿈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라고 활짝 웃었다.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도 본인 대신 역사를 쓴 후배들에게 "한국 테니스가 침체기이자 과도기였는데 금메달이 나와 굉장히 기쁘다. 둘 모두 나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극찬을 보냈다.
▲ '전 종목 석권' 정구, 이런 날 또 올까
테니스 세부종목인 정구도 힘껏 날아올랐다. 지난 4일은 한국 정구의 날이었다. 남녀 정구대표팀이 나란히 힘찬 날갯짓을 했다. 2002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7개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형준(24, 인천시청) 김범준, 김동훈(이상 25, 문경시청) 이상권(27, 서울시청), 박규철(33, 달성군청)로 짜인 남자대표팀은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서 열린 대회 정구 남자 단체전 결승서 일본을 2-0(5-3, 4-2)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태극 낭자들이 금빛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지연(20, 옥천군청), 주옥(25), 김애경(26, 이상 NH농협은행), 윤수정(25), 김보미(24, 이상 안성시청)로 구성된 여자대표팀도 뒤이어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서 일본을 2-1(5-2, 1-4, 5-2)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남자 정구는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탈환했다. 여자 정구는 지난 2006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단체전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3관왕 2명에 2관왕도 4명이나 배출했다. 김범준과 김애경이 남녀부 3관왕의 주인공이 됐고, 남자부 김형준과 김동훈, 여자부 김보미와 주옥도 금메달을 두 번 깨물었다.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자신감, 피나는 훈련, 적극적인 투자다. 여자대표팀은 단체전서 복식 파트너를 바꾸고도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누굴 파트너로 정하든 호흡이 다 잘 맞는다"는 3관왕 김애경의 말처럼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체력, 밸런스, 서브 훈련에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트레이닝 코치의 합류는 훈련의 효율성을 높여주었다. 이 삼박자가 모두 맞았기에 역사 창조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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