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앞에는 세 명의 사이영상 출신 선수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나 오래간만의 가을 잔치에 임하는 볼티모어의 기세는 그 장벽마저 가볍게 뛰어넘었다. 볼티모어가 디트로이트의 ‘사이영 트리오’를 깨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볼티모어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 올 시즌 홈런왕 크루스의 결정적인 2점 홈런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3전 전승으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볼티모어가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싹쓸이 승'을 거두기는 1971년 오클랜드와의 챔피언십시리즈 이후 무려 43년 만이다.
1·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놨던 볼티모어는 경기 초반 몇 차례 호수비를 통해 디트로이트와 대등한 싸움을 벌여나갔다. 타선은 디트로이트 선발 데이빗 프라이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선발 버드 노리스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막판 절정의 활약을 펼쳤던 노리스는 6⅓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디트로이트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결국 6회에는 크루스의 2점 홈런이 나오며 끝내 리드를 잡은 볼티모어는 그 후 밀러와 마무리 브리튼으로 이어지는 계투 작전을 펼치며 디트로이트의 추격을 잠재웠다. 9회 브리튼이 두 명의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으며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야수들 상당수가 타격에서 자신의 몫을 한 가운데 텍사스 시절이었던 2011년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맹활약했던 크루스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홈런 2방을 포함해 5할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수훈 선수가 됐다.
1·2차전을 잡고 분위기를 탄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디트로이트가 자랑하는 ‘사이영 3인방’을 모두 잡았다. 1차전 선발로 나선 2013년 사이영상 수상자 맥스 슈어저는 7⅓이닝 7피안타 5실점, 2차전 선발인 2011년 사이영상 수상자 저스틴 벌랜더는 5이닝 6피안타 3실점, 그리고 3차전 데이빗 프라이스는 8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슈어저와 벌랜더는 볼티모어의 끈질긴 승부에 고전했고 가장 잘 던진 프라이스 역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당초 선발 싸움에서는 디트로이트의 압도적 우위가 예상됐다. 실제 볼티모어 선발 투수들보다는 디트로이트 선발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더 길었다. 그러나 볼티모어 타선이 디트로이트 사이영 수상자들을 물고 늘어졌고 결국 중반 이후 디트로이트의 불펜을 난타하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반면 볼티모어 불펜은 앤드류 밀러, 대런 오데이, 잭 브리튼, 토미 헌터 등이 중심이 돼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며 디트로이트의 추격을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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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