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파워 인터뷰] '타자 전향' 최원제, "1군 주축 타자되는 게 최종 목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0.06 13: 00

이승엽과 채태인의 성공 계보를 이을까.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잡은 최원제(25, 삼성 내야수)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원제는 고교 시절 투타 만능 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장충고의 에이스 겸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그는 황금사자기 우승과 함께 MVP로 선정된 바 있다. 최원제의 2007년 전국대회 성적은 타율 3할9푼(59타수 23안타) 4홈런 22타점 11득점.
그는 마운드에 오르면 강속구를 뿌렸고 방망이를 잡으면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날렸다. 당시 삼성 코치들은 '투수냐 타자냐' 고민할 정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가혹할 만큼 투타 모두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최원제는 일본 타격왕 출신 사사키 교스케 인스트럭터에게 타자로 전향하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투수와 타자라는 갈림길 속에 투수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투수로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통산 47경기에 등판,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29를 거둔 게 전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타자로 전향한 최원제는 올 시즌 BB 아크에 소속돼 이철성 원장과 강기웅 지도 위원의 집중 지도를 받았다. 2군 성적은 타율 3할2푼5리(40타수 13안타) 1홈런 7타점 4득점.
지난 5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원제는 "처음에는 몸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 타자는 타격, 수비, 주루 등 해야 할 게 참 많다"며 "아직은 기복이 좀 있다. 잘 맞을땐 정말 잘맞는데 안 맞을땐 아무리 해도 안 맞는다. 아직 배워야 할 게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자 전향 직후 대학교와의 연습 경기를 하는데 타이밍이 전혀 안 맞았다. 하다 보니 지금은 그게 다 보인다. 그래서 타자들이 훈련량이 많을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원제의 수비 포지션은 1루. 그는 "처음에는 수비가 정말 어려웠다. 느리게 굴러오는 공도 제대로 못잡았다. 초등학교 이후 수비를 한 적이 없으니 그럴 수 밖에. 나 때문에 이철성 원장님께서 고생 많이 하셨다"고 씩 웃었다. "쉴틈 없이 수비 훈련을 소화한 덕분에 두 자릿수 몸무게에 복귀했다"는 게 최원제의 말이다.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때 잔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최원제. "7년 만에 방망이를 잡으니 손목, 허리, 발목, 무릎 등 멀쩡한 부위가 없었다. 올 가을에는 이 악물고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
2008년 2차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원제는 입단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신고 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정말 화도 많이 났다. 그는 "모든 게 나의 몫"이라고 받아 들였다.
"타자로 전향한 뒤 '그냥 투수나 하지 왜 타자하냐'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타자 전향은 나의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다. 그만큼 더 절박하다. 예전과 달리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도 많이 난다".
타자 전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채태인은 최원제에게 든든한 기둥과 같은 존재다. 그는 "태인이형이 방망이도 자주 챙겨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최원제도 잘 알고 있다. "최종 목표가 100이라면 지금은 30에 불과하다. 변화구 대처 능력 등 보완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1군 중심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싶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한편 강기웅 BB아크 지도위원은 최원제의 현재 상태에 대해 "경기를 많이 뛰면서 2군에서는 어느 정도 통한다. 이제 투수에서 타자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좋아진 게 보인다. 타격에 대한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소질이 있다보니 빨리 적응한다. 참 놀라운 게 한 번씩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면 굉장히 잘 따라한다. 그게 참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면서도 "나중에 1군 선수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변화구 대처 능력과 코스 및 볼카운트별 공략법 등 세세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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