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사자' 이수민에게 2014년은 설렘과 기쁨 그 자체다.
상원고를 졸업한 뒤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수민은 6월 20일 마산 NC전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등 5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홀드 평균 자책점 2.45를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이수민이 아기사자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1군에서 좋은 경험을 쌓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을 것이다. 그렇게 막으면서 성장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수민의 1군 잔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당장 이수민을 쓰면 팀에는 좋을지 몰라도 선수 개인에게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이수민은 2군과 BB 아크를 오가며 단점을 보완하는 데 몰두했다. 올 시즌 2군 마운드에 17차례 등판해 2승 4패(평균 자책점 5.07).

5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수민에게 데뷔 첫 시즌을 치른 소감을 묻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웠다"면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씩 느낀 한해였다"고 대답했다. 올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어느 정도일까. 이수민은 잠시 망설인 뒤 "100점 만점에 45점 정도 된다. 처음 1군에 갔을때 70점 정도였는데 지금은 20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수민이 바라보는 프로 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고등학교에서는 그냥 내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프로 무대는 섬세한 부분까지 다 파고 든다. 실력차도 엄청나다. 한 타자 한 타자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윤성환의 노련미 넘치는 투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수민은 "볼 카운트 싸움할때도 그렇고 볼이 거의 없다. 쉽게 쉽게 던지고 컨트롤이 정말 뛰어나다"고 엄지를 세웠다.
짧은 1군 잔류 기간에 아쉬움도 들 것 같았다. 이수민 또한 "좀 더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드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더 멀리 내다보셔서 그렇게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제대로 만들어서 오랫동안 1군에 머무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컨트롤과 이닝 소화 능력을 키우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범타를 유도하고 투구수를 조절하며 오래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수민은 박세웅(kt)과의 라이벌 구도에 관한 물음에 "주변에서도 자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서로 잘 하면서 모교를 빛내고 싶다"고 대답했다.
"올 한 해 좋은 경험을 했으니 준비 잘 해서 내년에는 정말 오랫동안 1군에 머무르고 싶다". 이수민의 당찬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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