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쓴소리, “몸싸움 허용하지 않는 규정 문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06 12: 14

“몸싸움을 허용하지 않는 규정이 문제다.”
울산 모비스 감독으로 돌아온 유재학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쓴소리를 했다. 2014-2015시즌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6일 오전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영기 KBL 총재를 비롯해 10개 구단 감독 및 주요선수, 신인선수가 참석했다.
단연 화젯거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금메달이었다. 12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 프로농구 흥행에 활력소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배운 것을 프로농구에서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소리다.

유재학 감독은 세계무대서 배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몸싸움과 기술 문제가 2년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렸을 때 기술을 배워야 한다. 성인농구는 그 기술을 펼쳐 보일 시기다. 어렸을 때 안 배운 기술을 성인이 되서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학원 스포츠 투자나 전임감독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L은 잦은 휘슬로 경기흐름이 자주 끊어지고 박진감 넘치는 몸싸움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을 끊없이 듣고 있다. 올 시즌 FIBA룰을 도입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유 감독은 “몸싸움을 허용하지 않는 규정 자체가 문제다. 서로 몸을 부딪치는 격렬함도 농구의 매력이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이 몸싸움에서 느끼는 쾌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심판콜에서 걸려서 피한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이어 “외국선수 중 파울콜이 불렀을 때 ‘아~’ 소리가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다 낸다. 습관적으로 몸에 베였다. 몸싸움을 싫어하고 거부하는 것이다. 규정 자체가 바뀌어야 이겨내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 국제대회 성적을 내려면 꼭 해야 되는 문제”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맏형 김주성 역시 “월드컵서 몸싸움과 개인기술이 월등히 차이가 났다. 각자 선수들이 개인시간을 투자해서 개인기를 연마해야 한다. 골밑에서 몸싸움도 대단했지만, 외곽선수들도 몸싸움이 심했다. 그런 것을 이겨낼 수 있는 근성도 근성이지만 웨이트를 잘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느끼고 와서 아시안게임 때 몸싸움 적응력을 높여서 좋은 성적을 냈다. 프로농구서도 자기 개인적인 기술연마를 꾸준히 해야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동근은 “나보다 더 큰 선수들이 빠르고 슛도 좋고 기술도 좋아 충격을 받았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혼자 주어진 시간에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선수들이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부딪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연 KBL은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수용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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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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