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눈물'이 부산을 달궜다. 영화 '화장'의 배우 김호정과 '다이빙벨'을 만든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며 가슴 속 얘기를 꺼냈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
김호정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 '화장'(임권택 감독)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투병 고백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극 중 뇌종양을 앓는 아내 역을 맡아 열연한 김호정은 역할을 위해 삭발은 물론 음부 노출하는 감행, 연기 혼을 불살랐다.

"오랜 투병생활을 해서 본인이 본인에게 감정이입이 된 것 같다. 영화에서 김호정 배우 자체를 본 것 같다"라는 평에 김호정은 "개인적으로 아파본 경험이 있기도 하고, 주위에도 아픈 사람이 있어서 조금은 수월하게 자신감 갖고 연기한 것 같다"라며 정신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사람들이 제가 아픈 것을 모르는 줄 알았다. 이 영화가 들어왔을 때 무조건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투병하다 죽는 역할이어서 처음엔 못 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는 해야 될 거고, 배우의 운명이란 이런 건가 생각하면서 담담하게 찍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중은 그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됐고, '화장'은 또 다른 의미가 덧입혀졌다.
'화장'에 함께 출연한 김규리는 역시 김호정 이런 투병고백에 "언니와 수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투병 사실을) 나에게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다. 오늘 처음 이 자리에서 알게 돼 깜짝 놀랐다"며 역시 눈물을 쏟았다.

이어 오늘(6일) 또 한 번의 눈물이 있었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영화 '다이빙벨'(감독 이상호 안해룡)을 기획하게 된 이유 등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감독으로 분한 이상호 기자는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백화점 센텀씨티 CGV에서 열린 '다이빙벨' 관객과의 대화에서 "아마 나는 대한민국에서 욕을 제일 많이 먹어 본 기자일 거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취재 과정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다이빙벨'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침몰한 세월호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이번 국제영화제에서 상영 금지 논란으로 이슈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어 "현장에서 액터(배우)로 참여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세월호 취재는, 대통령이 그러지 않았나. '한 사람의 국민을 구하지 못한 정부는 필요하지 않다'고. 나는 그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다"라며 "72시간의 데드라인을 잡아놓고 구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죽음의 공포에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300명을 구하지 못했다. 10명이 아직 갇혀있는 상황에서 객관주의에 매몰돼 현장을 중계하며 나는 안전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때 내 뒤에 기자가 20명이 있었다. 나는 나서는, 참견하는 기자로 비판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 그는 "3, 4일 동안 진실이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자료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히 (영화에)다이빙벨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았다. 나도 팽목항에 가서야 진실이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다이빙벨' 기획 이유를 설명했다.
'"영상 확보에 특히 노력했다"는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가 급격히 잊혀지고 망각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영화 작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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