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프랑스 코미디다. 영화 '컬러풀 웨딩즈'다.
영화는 네 명의 딸 중 셋을 아랍인과 유태인, 중국인에게 시집보낸 프랑스 상류층 중년 부부 클로드(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마리(챈털 로비)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부디 막내 딸만은 프랑스 백인 사위에게 시집을 보내고 싶지만, 막내 딸은 흑인을 데려온다. 클로드와 마리는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Qu'est-ce qu'on a fait au bon Dieu?)"라고 하늘을 원망한다. 두 사람의 속마음이자 이 영화의 원제다.

영화는 각기 다른 국적과 종교, 문화가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갈등을 주요 소재로 한다. 손주의 할례에 클로드는 경악하고, 할례를 두고 유태인 사위와 아랍계 사위는 말싸움을 한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마리는 손자들에게 예수에 대해 설명하고, 사위들은 장모가 떠난 후 "예수는 그저 예언자"라고 아이들에게 정정한다. 사위들은 각자 조국의 전통을 고수하고, 서로를 폄하한다.
사위들과 남편의 갈등 탓에 마리는 급기야 우울증에 걸린다. 철 없는 사위들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다. 세 마리의 칠면조를 준비해 각각 이슬람식으로, 유대교식으로, 중국식으로 요리한다. 마리의 이런 노력 덕에 사위들과 남편은 각자를 향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위들은 이런 장인장모에 부흥하고자 프랑스 국가를 부르고 찬송가를 부른다.
글로벌한 가족에게 평화가 찾아온 듯 했지만, 막내딸이 아프리카 흑인과 결혼한다는 말에 위기가 또 한 번 찾아온다. 막내딸에 희망을 걸었던 클로드는 분통을 터트리고, 막내딸을 이해하기로 한 마리는 그런 클로드가 못마땅하다. 세 딸과 사위들은 가족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막내딸이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후반부를 끌어간다.

러닝타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하나의 가족이 되기 위한 이들의 여정은 흥미롭다. "베네통 패밀리" 등 재치 넘치는 대사들은 맛깔스럽다. 다수의 코미디 작품의 각본가로 활동한 필립 드 쇼브홍 감독 덕분이다.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가족과 결혼이란 보편적인 소재는 몰입도를 높인다. 개성 뚜렷한 네 자매와 사위들의 앙상블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차이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며, 사랑이 차이를 극복하게 해준다는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외국인 방송인들이 맹활약을 보여주는 최근 방송가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문화의 차이를 발랄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컬러풀 웨딩즈'는 2014년 상반기 프랑스를 강타한 흥행작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프랑스에서 개봉해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 역대 개봉 영화 TOP7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정이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내세워 국내서 170만 관객을 모은 프랑스 코미디 '언터처블:1%의 우정'(2011)처럼,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오는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ay@osen.co.kr
'컬러풀 웨딩즈'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