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웨딩즈’, 국경을 초월한 진짜 ‘힐링 패밀리’가 나타났다
OSEN 조민희 기자
발행 2014.10.06 17: 37

[OSEN=조민희 인턴기자] 아랍인부터 유태인, 중국인, 아프리카인까지. 이토록 컬러풀한 가족은 없었다. 각기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탓에 사사건건 부딪히는 그들이 ‘과연 하나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염려됐지만, 그들은 하나하나 서로에게 맞춰가는 노력으로 세상에 둘도 없는 가족을 완성해갔다.
프랑스 상위 1%인 딸 부잣집 클로드 부부는 그 누구도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지만, 첫째 딸이 아랍인과 결혼하게 되면서 그들의 생활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년 뒤 둘째 딸은 유태인, 또다시 1년이 지난 뒤 셋째 딸이 중국인과 결혼하자 클로드 부부는 점점 웃음을 잃어갔다.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사위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문화를 비하하며 언쟁을 높였고, 결국 주먹다짐까지 하며 최악의 가족모임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클로드 부인 마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온 가족을 초대, 성대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그 날만큼은 절대 충돌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마리와 세 딸들 덕분에 클로드와 사위들은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클로드 앞에서 프랑스 국가를 열창하는 세 사위의 모습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세 사위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의 일을 도와가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고, 이상적인 다국적 가족으로서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내딸은 그 순간에도 마냥 웃고 있을 수 없었다. 아프리카인을 남자친구로 사귀고 있는 그는, 자신마저 국제결혼을 할 경우 클로드 부부가 받을 충격을 걱정한 것.
또 하나의 고비는 샤를 아버지였다. 결혼 소식을 듣고 프랑스로 온 샤를 가족은 클로드 부부의 집에 머물며 결혼을 준비했지만, 샤를 아버지는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어느 날 낚시를 가는 클로드를 따라 나선 샤를 아버지는 클로드와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진솔한 얘기 끝에 서로의 옷까지 바꿔 입은 그들은,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돼버린 자신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막내딸 로라와 샤를의 결혼을 동의했고, 우여곡절 끝에 막내딸 로라는 클로드와 샤를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컬러풀한 가족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하나도 둘도 아닌 넷씩이나 외국인과 결혼해버린 딸들. 외모부터 성격, 문화, 종교 등 모든 게 다른 그들은 그저 사랑의 힘으로 모든 걸 극복하고 가족이 됐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한 그들은 조금씩 서로의 모습에 익숙해져갔고, 모든 걸 초월한 순간 가장 큰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 각국의 캐릭터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며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그들의 문화에 공감하는 모습이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과 겹쳐지기 때문. 무엇보다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불가능할 것 같은 하나의 공동체를 만든 그들은 진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비정상적인 행동과 모습도 조금만 이해하고 물러서면, 또 하나의 문화로 인정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큰 힘은 ‘사랑’이었다. 그들을 떼어놓을 수 없는 이유는 서로가 마음으로 나눈 정이 있기에, 또 어느새 닮아버린 서로의 모습에 웃음을 지어보일 수밖에 없었다. 다소 어색하고 낯설어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그들은 그 어느 것보다 단단했다. 국경을 초월해 이뤄낸 이 컬러풀한 가족은, 국가 갈등과 지역 갈등 등 여러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힐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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