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스! 골밑에 좀 들어가’ 이상민 감독 고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06 17: 42

“큰 놈은 골밑에 안 들어가고, 작은 놈은 슛이 없고...”
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이상민 삼성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전체 1순위로 뽑은 외국선수 리오 라이온스 때문이다. 서울 삼성은  6일 오후 4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원주 동부를 상대로 치른 연습경기에서 69-85로 패했다. 관중부터 치어리더들까지 모든 것을 정규리그와 똑같이 설정해놓고 붙는 최종 리허설 성격이었다.
경기 전 이상민 감독은 농담 섞인 걱정을 했다. 리오 라이온스에 대해 “큰 놈이 자꾸 골밑에 들어가지를 않고 외곽에서 겉돈다. ‘KBL에 너보다 더 큰 선수가 몇 명이나 있겠냐?’면서 골밑에 좀 들어가 달라고 사정을 했다. 막상 들어가면 또 곧 잘 하는데...”라며 답답해했다.

206cm의 신장을 가진 라이온스는 미주리대학시절부터 외곽형 빅맨이었다. 3점슛 성공률이 40%에 육박할 만큼 슈팅에 일가견이 있다. 다만 KBL에서 장신을 활용할 줄 모르는 선수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날 라이온스는 1순위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상민 감독은 “헤인즈를 봐라. 영리하게 파울을 얻어 자유투를 15개씩 던진다. 라이온스보고 ‘KBL에서는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본인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고 보탰다.
하지만 라이온스의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날 라이온스는 속공상황에서 허무하게 3점슛을 날렸다가 불발됐다. 동료에게 공을 주고 달려들었다면 손쉬운 골밑슛을 넣을 수 있었던 상황. 다시 공을 잡은 라이온스는 외곽에서 윤호영을 상대로 드리블로 페이스업을 했다. 동부는 골밑에 김주성과 앤서니 리처드슨까지 버티고 있어 리바운드가 용이한 상황이었다.
라이온스의 성향을 간파한 동부는 편했다. 골밑에서 강력한 포스트업을 펼치는 다른 외국선수와 비교하면 라이온스는 답답한 면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득점방법을 놔두고 스스로 확률 낮은 길을 택하는 것이기 때문. 그래도 이타적인 라이온스는 리바운드나 동료에게 빼주는 패스는 좋았다. 후반전 라이온스는 윤호영을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삼성의 또 다른 외인 키스 클랜튼은 성향이 정반대다. 203cm의 다소 작은 키에도 전투적인 골밑플레이를 즐긴다. 골밑에서 수비수를 붙여놓고 내주는 패스도 좋다. 성격도 착해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그는 2라운드에서 뽑은 새얼굴 외국선수 중 가장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그나마 두 선수 모두 착하고, 상호보완적인 장점이 있다. 1,2쿼터까지는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면서 올 시즌에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선수층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삼성 입장에서는 라이온스가 골밑에서 많은 몫을 해줘야 한다. 과연 라이온스는 이상민 감독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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