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미생’이 드라마로 돌아온다. 앞서 지난해 프리퀄로 제작된 바 있지만 미니시리즈로 좀 더 오랜 기간 많은 시청자들을 만난다.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직장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은 ‘미생’, 지쳐 있는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미생’에서 직장인들로 변신한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슈트패션으로 실제 직장인 같은 느낌을 한껏 전달했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원작 ‘미생’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애칭을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미생’의 인기는 ‘미화’보다는 ‘실상’을 담았다는 게 이유였다. 보통의 드라마들처럼 극적으로 직장인들의 삶을 그리거나 아름답게 연출하지 않았다는 것. 드라마화 된 ‘미생’ 또한 그러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초반에는 요르단 배경이 낯설었지만 그 다음 장면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등장했다. 스펙성형까지 하는 시대에 고졸 검정고시에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만 달랑 가지고 있는 장그래는 동료 직장인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26년 동안 뭘 했지”라는 말은 보는 이의 가슴을 후벼 팔 정도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화려한 연출과 오그라드는 대사는 없었다. 평범한 대사지만 직장생활을 한 시청자라면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듣거나 누군가가 했던 말들이 담겨 있었다.
강소라는 “‘미생’에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가 기승전연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랑이나 복수가 아닌 미묘한 관계들, 신입사원과 상사와의 관계 다양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미생’은 내게 있어서 도전이다. 드라마인데 극적인 상황이 없고, 일상의 일을 다루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석 감독은 “원작 ‘미생’ 팬들도 좋아하고 원작을 접하지 못한 분들도 좋아할 만한 드라마로 만들려고 했던 게 내 목표다”며 “원작자 윤태호 선생님과 만나면서 이 웹툰을 드라마화 하고 싶다고 했던 당시 캐릭터에 대해 말할 때 깜짝 놀랐던 게 내가 느꼈던 것과 윤태호 선생님의 의도가 조금은 다르더라. 윤태호 원작자의 의도에 많이 벗어나지 않으려고 원작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싱크로율이 높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생’ 웹툰 속 캐릭터들과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싱크로율이 완벽하게 맞닿지는 않지만 그들이 표현하는 건 같다.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를 담은 것.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오늘 우리 회사원들의 눈물겨운 우정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미생’ 웹툰이 그러했던 것처럼 드라마 ‘미생’도 사회생활에 ‘찌들고’, ‘우울하고’, ‘지친’ 직장인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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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