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탕여신’의 강림이었다. ‘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 후 그 어느 때보다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있는 이 아름다운 중국 여배우는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황금시대’가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대돼 한국 땅을 밟았다. 특히 탕웨이의 이번 방문은 그가 남편 김태용 감독과 지난달 결혼 후 한국에서 참석하는 첫 공식 행사이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어 모았다.
‘탕여신’ 탕웨이의 인기는 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BIFF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매년 스타들의 노출이 주목을 받는 레드카펫이지만, 이번만큼은 그 누구도 주목도에서 탕웨이를 당해내지 못했다.


노출 자제가 ‘드레스코드’처럼 여겨졌던 이번 레드카펫은 차예련, 정유미, 클라라, 이정현, 구혜선, 김규리, 조민수, 임지연, 문소리 등의 여배우들이 등장해 맵시를 뽐냈다. 살색(?) 대신 노출을 한껏 자제한 하얀색이나 검정색의 우아한 드레스를 선택한 여배우들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우아하고 아름다운만큼 큰 화젯거리를 만들지는 못했다. 시스루 드레스를 선택한 김희정이나 풍만한 가슴을 강조한 클라라의 드레스 정도가 눈길을 모았다.
그럼에도 레드카펫의 열기가 전혀 누그러들지 않았던 것은 ‘탕여신’의 등장 때문이었다. 레드카펫의 거의 마지막 순서에 등장한 탕웨이는 기하학적 무늬가 있는 드레스를 입고, 긴 머리를 풀어 여성미를 강조한 모습이었다. 빼어난 미모와 100만 불짜리 미소가 화려한 액세서리 없이도 보는 이들을 풍족하게 만들었다. 일각에선 탕웨이의 다소 답답해 보이는 드레스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의상과 상관없이 탕웨이는 단연코 이날 레드카펫의 주인공이었다.
탕웨이의 일거수일투족은 이후의 일정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관심사였다. 레드카펫 행사가 있었던 개막식 다음날인 3일, ‘황금시대’의 시사와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고 이 자리에서 탕웨이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 시댁(?)인 한국인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는 “나와 태용은 서로 만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게 더욱 더 행운이겠지”라며 “지금 나는 굉장히 행복하고 영화적으로도 잘 교감했으면 좋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후의 일정에서도 탕웨이는 새댁다운 행보를 보였다. ‘황금시대’ 시사가 있었던 같은 날 오후, 그는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이하 DGC) 전임교수인 남편 김태용 교수의 영화연기 현장학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남편의 제자들을 위해 연기 강의를 하는가하면 “나는 디테일한 감독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김태용 감독님, 이안 감독님"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레드카펫에서부터 개인 일정까지 탕웨이의 행보는 많은 이들의 애정어린 관심을 받을만큼 매력적이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황금시대'를 보내고 있는 그를 국내 최고 영화제인 BIFF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를 사랑하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선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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