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백야’ 박하나는 욕받이? 이유리보다 독한 발암 유발 [첫방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10.07 07: 10

아직 첫 방송을 마쳤을 뿐이지만 임성한 작가의 신작 ‘압구정 백야’를 보다보면 막장이라고 비난을 받았던 ‘왔다 장보리’는 그래도 정상적인 것 같다. ‘왔다 장보리’ 김순옥 작가가 만든 악역 연민정(이유리 분)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캐릭터였다.
‘막장계 대모’ 임성한 작가가 첫 방송부터 짜증 유발, 일명 ‘암 유발’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왔다 장보리’ 연민정은 측은지심이라도 드는데, ‘압구정 백야’ 여주인공 백야(박하나 분)는 이해 불가능한 ‘욕받이’ 캐릭터로 불안한 시작을 했다.
MBC 새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지난 6일 꽁꽁 감쌌던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마땅히 공개하는 주요 이야기도, 사전 미리보기도 없었던 이 드라마. 심지어 제작발표회도 진행되지 않은 ‘신비주의’ 드라마였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과 잡음을 화제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임성한 작가다운 선택이었다. 첫 방송은 그야말로 백야의 얼토당토하지 않는 시집살이가 주된 이야기였다.

백야는 오빠 백영준(심형탁 분)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못해 새언니 김효경(금단비 분)에 대한 반감이 심했다. 그런데 이 반감이 상식 밖의 괴롭힘으로 이어지니 문제였다. 술을 마신 후 만삭인 새언니를 술집에 찾아오게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편의점 계산을 맡겼다. 또한 절약을 해서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새언니에게 돈을 아낀다고 타박을 하고, 오빠에게 남편이라는 호칭 대신에 오빠라고 부른다고 난리를 쳤다. 자신보다 윗사람인 새언니를 가르치려고 들며 시비를 걸었다. 심지어 효경은 뱃속 아기가 자라고 있는 만삭 임산부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멀쩡한 사고방식은 아니었다. 
 
시누이와 올케 사이가 갈등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지만 일단 백야의 시집살이는 첫 방송만 봤을 때 설득력이 없었다. 오빠를 빼앗긴 동생의 투정, 그리고 새언니가 덮어놓고 싫은 철딱서니 없고 못된 동생의 밉상 행동으로 비쳐졌다. 원체 임성한 작가가 그동안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을 현실성 없게 그렸고 개연성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내세웠다고 해도 백야는 이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시작부터 욕먹기 딱 좋은 캐릭터였다.
덕분에 방송 중 시청자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백야의 행동에 대한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사실 MBC는 현재 막장 드라마인 ‘왔다 장보리’로 시청률 장사를 쏠쏠히 하고 있다. 김순옥 작가의 기괴한 막장 전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
특히 악역 연민정은 온갖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욕을 먹으면서도 연민이 가게 그렸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같은 막장 전개라는 이유로 ‘압구정 백야’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 중이다.
일단 첫 방송 반응만 보면 사랑을 받아야 하는 여자 주인공 백야가 욕받이 캐릭터인 ‘왔다 장보리’ 민정을 능가하는 ‘짜증 유발’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만큼 시작부터 안방극장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출발했다.
임성한 작가는 일명 ‘막장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하게 만든 사람. ‘보고 또 보고’를 시작으로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아현동마님’,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오로라공주’ 등 상식 밖의 이야기를 다루며 막장 드라마는 인기를 얻는다는 공식을 만든 장본인이다. 앞으로 여주인공 백야를 어떻게 그려낼 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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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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