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힐링캠프' 김준호, 미워할 수 없는 한량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07 07: 02

도박 사건부터 극적인 재기까지, 눈물겨운 가정사부터 의욕적인 사업 활동까지. 개그맨 김준호가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털어놓은 그의 인생엔 희로애락이 고루 담겨 있었다.
김준호는 지난 6일 방송된 '힐링캠프'에서 이처럼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휴머니스트였으며, 사업가였고, 한량이었다.
그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MC 이경규는 김준호를 "이 시대의 진정한 희극인"이라 극찬했고, 오래전 그의 유행어인 "별들에게 물어봐"를 축제에서 선보이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김준호는 운영 중인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영업 시스템도 공개했다. 그는 "상위 15명이 90%의 매출을 올리고, 나머지 40명이 10%의 매출을 올린다"며 "회사 운영을 위해서는 차별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준현에게만 추석 선물로 한우를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간적인 면모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소속 개그우먼 홍윤화는 "계약금이나 회사 시스템도 모르고 김준호만 믿고 도장을 찍었다"며 김준호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홍윤화는 과거 동료 신인 개그맨들과 함께 닭발 집에서 우연히 김준호를 만났고, 5명이서 1인분을 시켜 아껴먹는 후배들의 처지를 딱하게 본 김준호는 2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쥐어주며 "힘들어도 개그를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홍윤화는 "회사가 아니라 김준호와의 계약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솔직했다. 그는 "드라마 5편에 출연했지만, 이도저도 안되더라. 돈이 안 됐다"고 말해 MC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2009년 발생한 도박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집안을 책임지며 고생하던 어머니에게 또 한 번 고통을 안긴 일이었다. 김준호는 "그 이후 돈 문제가 연달아 발생했다. 1억 원이 급히 필요해 가족들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맨발로 집을 나가 은행을 갔다. 정말 많이 울었던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개그맨 김준호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얍삽함이다. 출연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얍스'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다. 도박사건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지만, 대체적으로 뻔뻔하다. 이날도 깐깐한 사업 운영 방향이나 노골적인 축제 홍보를 늘어놨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하면 밉지 않았다. 마냥 능청스러워 보이지만 이면에 녹아있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개그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또한 미워할 수 없는 '한량'  김준호를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되는 이유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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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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