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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핫스팟] ‘사랑이 이긴다’, 극단적이라고? 이게 현실이야 [19th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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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정유진 기자] 영화 ‘사랑이 이긴다’(민병훈 감독)는 제목부터 영화의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히 사랑이 이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이 그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고통스런 과정을 보여준다. 끝까지 가도 과연 이 같은 메시지가 이 가족을 통해 끝내 성취되게 될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사랑이 이긴다’는 명문학교 진학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여고생 수아(오유진 분)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아이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엄마 은아(최정원 분), 그 속에서 힘들어하는 아이(오유진 분), 가족들과 단절된 채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풀어보려는 아빠 상현(장현성 분) 등 깨어진 일가족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가족들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 보여준다. 

특히 은아와 상현의 캐릭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교 3등을 했음에도 칭찬보다는 “그것 밖에 못하느냐”, “자존심도 없느냐”고 말하고 조금의 쉬는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 엄마 은아는 비정상적인 교육열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담았다. 성희롱 판결을 받고 난 후 아내의 신뢰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아빠 상현은 가족과 스스로 단절된 채 외로워하는 이 시대 아빠들의 모습을 담았다.

민병훈 감독에 따르면 영화 교차되는 두 가지 사건은 모두 실화에 바탕을 뒀다.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가득 찬 영화를 보고 난 후 실화를 알게 되면 영화처럼 충격적인 두 사건의 극단성을 배로 느끼게 되는 효과가 있다.  

푸르게 설정된 화면의 색감에서는 습기가 느껴진다. 영화 중간 중간, 초현실적이라 할 수 있는 동물의 형상이나 나무, 수풀의 이미지가 등장해 캐릭터들의 심리나 상황 등을 상징한다. 이처럼 상징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미장센은 시적인 연출 방식에 능한 감독의 색깔을 어김없이 드러내며 영화에 흥미를 더한다.

또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장면 배열방식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단, 주인공 수아의 대사에서 종종 느껴지는 문어체의 딱딱한 느낌이 다소 튈 때가 있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영화 연기에 처음 도전한 최정원은 놀라울 정도의 적응력으로 영화에 녹아들었다. 첫 스크린 연기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절제돼 있고 자연스럽다. 흔히 무대 출신 배우들이 화면에 적응해 가는 시기에 느낄 수 있는 과장된 느낌이 전혀 없다. 장현성 역시 두말할 것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특히 그는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상현의 캐릭터를 섬세하면서도 집요하게 표현해 내며 종종 이 진지한 영화에서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수아 역의 오유진 역시 신선한 마스크와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의 몰입을 이끈다.

eujenej@osen.co.kr

<사진> '사랑이 이긴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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