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 LA 다저스)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24일만의 복귀전이 포스트시즌 원정경기. 그것도 우타자 기준 몸쪽 패스트볼이 무용지물인 상황에서도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줬다.
류현진은 7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총 94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말 맷 카펀터에게 솔로포를 맞은 게 옥의 티였을 뿐, 안정적인 투구로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었다. 1회말 맷 홀리데이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구심 데일 스캇이 몸쪽 꽉찬 패스트볼을 볼로 선언했고, 이후에도 이 공은 볼 판정을 받았다. 류현진이 좌투수기 때문에 공의 궤적이 스트라이크존을 대각선으로 지나가지만, 스캇 구심은 이를 볼로 판정했다. 상대 우완 선발투수 존 래키의 스트라이크존에 비해 류현진의 스트라이크존은 현저히 좁았다.
사실상 우타자 몸쪽을 공략할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류현진은 이를 이겨냈다. 슬라이더를 아끼면서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으로 스피드의 변화를 주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구심의 존을 일찍 파악하며 볼넷은 하나 밖에 없었다. 특히 5회와 6회에는 연속 삼자범퇴로 6회초 핸리 라미레스의 동점 적시타에 화답했다.
구심이 몸쪽에 인색하지 않았다면, 류현진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을 것이다. 첫 이닝도 3탈삼진 삼자범퇴가 됐을 것이고, 탈삼진도 더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어쨌든 류현진은 불리한 구심의 판정도 극복하며 이번에도 에이스 본색을 발휘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까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 가을잔치서 더 강한 투수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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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