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확실히 가을 DNA가 있는 모양이다. 무서운 가을 본능으로 LA 다저스를 벼랑 끝에 몰아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세인트루이스는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세인트루이스의 가을 본능이 다시 한 번 빛난 경기였다. 특히 1번타자 맷 카펜터의 방망이가 또 폭발했다. 카펜터는 3회 류현진을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가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것은 카펜터가 최초였다.

1차전 6회 클레이튼 커쇼 상대로 추격의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던 카펜터는 2차전 8회 J.P. 하웰에게 우월 동점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어 이날 3차전 선제 솔로 홈런까지 하나 같이 영양가 만점 홈런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것도 1번타자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카펜터는 7회 콜튼 웡의 결승 투런 홈런 이후 스캇 엘버트에게 우측 2루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디비전시리즈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터뜨린 그는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3홈런 7타점으로 가공할 만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석에서 카펜터가 빛났다면 마운드에서는 베테랑 존 래키가 돋보였다. 래키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돼 온 그는 시리즈 분수령에서 팀의 기대에 보답했다.
세인트루이스가 기대한 것은 큰 경기에 강한 래키의 강심장이었다. 2002년 LA 에인절스,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그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월드시리즈에서도 3경기(2선발)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2.77로 활약했다. 래키에게 당했던 세인트루이스를 아예 그를 팀에 데려왔다.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답게 래키는 득점권에서 9타수 1안타로 막아내며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9경기(16선발) 7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3.03. 정규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4.03보다 1점이나 낮은 투구로 노련미를 과시했다. 1~2차전에서 뜨거웠던 다저스 타선도 래키의 투구에 무릎을 꿇었다. 세인트루이스의 가을 본능을 더욱 뜨겁게 달군 래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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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