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갈렸지만 양팀 선발 투수들이 모두 잘 던진 한 판이었다. 류현진(27, LA 다저스)과 존 래키(36, 세인트루이스)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간 가운데 두 선수가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경기 이후 24일 만의 등판이라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 사이 실전 등판이 없어 구위를 점검할 시간이 부족했다. 여기에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의 중요한 경기였고 무대는 다저스가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는 세인트루이스 원정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의 류현진 모습 그대로 침착하게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슬라이더 구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커브와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2회 위기를 잘 넘긴 류현진은 3회 카펜터에게 홈런 한 방을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며 다저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런 류현진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래키도 잘 던졌기 때문이다. 데뷔 후 포스트시즌에서 총 19경기(선발 16경기)를 소화해 6승5패 평균자책점 3.03의 좋은 성적을 낸 래키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며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두 선수의 팽팽한 투수전은 이날 경기의 백미 중 하나였다.
미 CBS스포츠도 이날 경기 후 “두 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영웅이었다. 래키와 류현진은 도합 13이닝 동안 1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38이었다. 두 선수가 던진 공은 194개였고 이 중 127개가 스트라이크였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래키와 류현진 모두 잘 던졌다는 것이다. 반면 패배자로는 웡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긴 스캇 앨버트가 손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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