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 오른 매팅리 용병술, 도대체 얼마나 실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0.07 14: 30

투수교체는 어렵다. 초보감독도, 30년 동안 벤치를 지킨 노회한 감독도 모두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투수교체는 결과론이다. 이해하기 힘든 선수가 투입돼 깜짝 호투를 하면 '신의 한 수'가 되는 것이고, 정석대로 투입해도 만약 실패로 돌아가면 실패다.
그렇다고 해서 투수교체 실패를 한 감독에게 면죄부가 주어지지 않는다.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황에 맞게 투수를 교체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모든 투수교체에 대해 '결과론'이라고 넘어가면 컴퓨터를 더그아웃 감독석에 앉혀놓는 것과 다를 게 없다.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3경기 연속 투수교체에 실패했다. 1차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너무 믿다가 대량실점을 했고, 2차전은 잘 던지던 잭 그레인키를 너무 빨리 내려서 동점까지 허용했다. 그리고 3차전은 불펜운용 실수로 호투를 펼친 선발투수 류현진의 수고와 노력을 허공으로 날렸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NLDS 3차전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7회 마운드를 스캇 앨버트에게 넘기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24일의 공백이 있는 선수답지 않게 세인트루이스 강타선을 요리했다. 비록 맷 카펜터에게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상대 방망이를 유도하는 지능적인 피칭을 했다.
6회를 마쳤을 때 류현진의 투구수는 94개, 잘 던지고 있었지만 매팅리 감독은 투수를 좌완 스캇 엘버트로 바꿨다. 류현진의 이른 교체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일단 오랜만에 실전등판을 했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좌완투수 류현진 바로 뒤에 같은 좌완투수 엘버트를 올린 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엘버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단 7경기만 뛴 선수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0마일을 넘지 않는 투수로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로 봐도 무방하다. 비록 NLDS 1차전에 등판,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지만 승부처에 올리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투수다.
게다가 이미 불펜에는 브라이언 윌슨, 브랜든 리그 등이 몸을 풀고 있었다. 4차전 선발로 커쇼를 예고하면서 댄 해런까지 불펜에 있었다. 비록 믿음직스러운 투수는 아니지만 세 선수 모두 큰경기 경험이 충분한 선수다. 그렇지만 매팅리 감독의 선택은 엘버트였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엘버트는 올라오자마자 야디어 몰리나에게 2루타, 존 제이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3루 역전 위기에 몰렸고 콜튼 웡에게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사 후에는 카펜터에게 또 2루타를 내줬다. 결국 여기에서 승부가 기울었다.
매팅리 감독이 잇따라 '악수'를 두면서 다저스는 5전 3선승제인 NLDS에서 1승 2패로 몰리게 됐다.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은 77%(31번 중 24번), 다저스는 23%를 뚫어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다. 매팅리 감독이 남은 4,5차전에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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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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