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의 꿀잼노잼] 임성한의 그녀가 또 다시 시청자들을 고압적인 자세로 가르치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도마 위에 올랐다.
MBC 새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지난 6일 첫 방송을 마친 가운데, 방송 1회 만에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극적이고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를 쓰기 즐겨하는 임성한 작가의 신작인만큼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전작 '오로라공주'에 대한 반감이 아직 남아 있는 까닭에 후폭풍이 처음부터 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여주인공 백야(박하나 분)의 막장 행각이 첫 방송부터 안방극장을 들끓게 하고 있는 것.
첫 회는 백야가 새언니 김효경(금단비 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마치 손윗사람인 것처럼 따박따박 가르치는 이야기가 담겼다. 만삭인 새언니를 술에 취해 밖으로 나오게 하고 호칭 문제를 두고 날카롭게 지적하는 등 백야는 마치 수십년은 인생을 더 산 것처럼 새언니를 괴롭혔다. 백야의 고압적인 말투는 올케와 시누이 사이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무리가 있었다.

특히 그동안 임성한 작가의 여주인공들이 말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고 고압적인 말투로 상대방을 가르치는 성향을 드러냈던 것처럼 백야 역시 올케를 마치 쥐 잡듯이 잡아 논란을 야기했다. 워낙 언변이 좋아 마치 구구절절 맞는 소리처럼 들리나, 젊은 여성들에게는 불쾌하고 불편하게 여겨질 만큼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설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임성한 작가는 작품마다 여성을 왜곡하고 근엄을 넘어선 이해 불가능하고 요상한 가부장체제를 고수했던 탓에 늘 시청자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았다. 마치 시청자들이 무지몽매하기 때문에 지리한 설교를 해야 한다는 식의 자세,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 기본적으로 깔린 전제다.
그럼에도 독특한 설정과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까닭에 ‘임성한의 막장 월드’는 언제나 사랑을 받았고 결국 ‘압구정 백야’라는 태생부터 막장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심하게 되바라지고 고압적인 자세로 시청자들을 훈육하는 듯한 여주인공 백야라는 왜곡된 여성 캐릭터를 출시했다. 이를 받아들이는 많은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일방통행식 드라마 제작을 고수하는 임성한 작가의 특성상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압구정 백야’는 그동안 임성한 작가가 걸어온대로 이 드라마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안티 세력’과 언제나처럼 욕하면서 보는 ‘지지 세력’의 공존 속에 방송을 이어갈 것이다. 이게 임성한 작가가 드라마를 통해 만드는 경악스러운 ‘막장 월드’보다 소름끼치게 무서운 진짜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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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