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가 3일 휴식 후 선발등판 강행군을 펼친다.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승부수다.
다저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가 됐다. 1경기만 더 지면 탈락하게 되는 상황에서 커쇼가 다저스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차전 승패와 관계없이 커쇼는 이미 4차전 선발로 내정된 상태였다. 그는 지난 4일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110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휴식일을 3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위험 부담이 크다.

그렇다면 최근 10년간 디비전시리즈에서 선발투수의 3일 휴식 후 등판 결과는 어떠했을까. ESPN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디비전시리즈에서 3일 휴식 후 다시 선발등판한 케이스는 모두 8번 있었다. 8명의 성적은 도합 2승2패 평균자책점은 4.23이며 경기당 평균 4.79이닝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에이스의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펼친 건 거의 없었다. 5이닝 이하 투구가 5번 있었다.
2004년 요한 산타나(미네소타, 5이닝 1실점)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5이닝 1실점) 로이 오스왈트(휴스턴, 5이닝 2실점 승리) 2005년 팀 허드슨(애틀랜타, 7이닝 3실점) 2007년 왕젠밍(뉴욕 양키스, 1이닝 4실점 패전) 2010년 데릭 로우(애틀랜타, 6⅓이닝 3실점 패전) 2011년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 3이닝 4실점)에 이어 지난해 커쇼(다저스, 6이닝 2실점 승리) 등 케이스가 몇 차례 되지 않았다.
3일 휴식 후 다시 선발 카드를 쓴 팀들의 결과도 대개 안 좋았다. 2004년 미네소타는 1승2패에서 산타나를 당겨썼으나 패배와 함께 시리즈 탈락이 확정됐다. 같은 해 휴스턴은 2승1패로 앞선 4차전에 클레멘스를 내고도 패했지만 5차전에 다시 오스왈트를 낸 끝에 3승2패 가까스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2005년 애틀랜타는 1차전 선발 허드슨을 1승2패로 뒤진 4차전에 앞세웠지만 패배와 함께 시리즈 탈락이 확정됐다. 2007년 양키스 역시 1승2패로 내몰린 4차전에 왕젠밍을 선발등판시켰으나 조기강판으로 힘을 잃은 채 패배와 함께 시리즈에서 떨어졌다. 2010년 애틀랜타도 1승2패로 뒤진 4차전에서 로우를 내고도 패했다. 2011년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 이후 3일을 쉬고 카펜터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팀이 승리했지만 과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다저스와 커쇼는 달랐다. 지난해 커쇼는 10월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차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3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 124개. 그로부터 불과 3일을 쉬고 4차전에도 선발로 나와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0자책) 역투를 펼치며 3일 휴식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했다.
지난 10년 동안 디비전시리즈에서 선발투수의 3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한 팀의 성적은 3승5패였다. 8차례 팀 중에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2004년 휴스턴, 2011년 세인트루이스, 2013년 다저스 등 3개팀에 불과하다. 과연 커쇼가 지난해에 이어 3일 휴식 강행군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다저스의 시즌 운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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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