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진의 새로운 피인 문광은(27)이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막판 상승세를 과시했다.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시즌 두 번째 승리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개인에게나 팀에나 의미가 있는 투구였다. 전날 여건욱(28)에 이어 SK의 차세대 선발 요원들이 팀에 위안을 안겼다.
문광은은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고 6회 채병룡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6경기(선발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43의 성적을 냈으나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문광은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SK의 1라운드 지명 출신 선수로 2012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한 문광은은 올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내년을 위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최고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장점, 그리고 낙차 큰 커브를 가지고 있어 장래가 촉망되는 자원이다. 1군 첫 진입 당시에는 다소간 들쭉날쭉한 피칭을 선보였으나 코칭스태프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경기는 그런 문광은의 올 시즌 최고투라고 할 만했다.

비록 나성범과 테임즈라는 중심타자들이 빠졌고 전날(6일) 잠실 LG전에서 팀 노히트 수모를 당하는 등 타격감이 좋지 않은 NC였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타자들이 많이 버티고 있는 만큼 문광은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대였다. LG와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 사정상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광은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NC 타선과 정면승부를 벌였다.
1회부터 3회까지는 말 그대로 완벽한 피칭이었다. 148㎞에 이르는 빠른 공과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NC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4회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다소 당황한 듯 볼넷 1개와 연속 안타 2개를 내주며 1실점했지만 탈삼진 2개로 추가 실점을 막았고 5회도 무난하게 마치며 5이닝 벽을 깼다.
역시 빠른 공이라는 최대 무기가 있다는 것은 큰 재능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한 판이기도 했다. 포수 이재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중요할 때마다 커브를 섞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이날 3개의 탈삼진은 슬라이더가 2개, 커브가 한 개였다. 6일 문학 한화전에서 8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친 여건욱과는 다른 맛으로 SK의 차세대 선발 요원임을 증명했다. 트래비스 밴와트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현 상황에서도 문광은의 호투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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