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의 발, SK 4강 불씨 되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07 21: 52

SK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강 불씨를 되살렸다. 그 불씨를 되살린 것은 박정권의 끝내기 안타였지만 불씨를 만든 것은 김재현(27, SK)의 빠른 발이었다.
SK는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9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위 LG와의 4강 싸움에서 또 한 번 버텨냈다.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한화-NC 3연전에서 모두 이기며 물러설 생각이 결코 없음을 드러냈다.
사실 어려운 경기였다. 마운드의 안정감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SK 천적인 이재학에게 8회까지 단 2안타 1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완봉패 분위기였다. 그러나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재학에게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듯 9회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환호했다.

시발점은 임훈이었다. 대타로 나선 임훈은 이재학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내며 역전극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베테랑 박진만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를 2루로 보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임훈을 대신해 경기에 투입된 대주자 김재현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SK에서 가장 발이 빠르기로 소문난 김재현이 주특기를 발휘했다.
1사 2루 상황,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3루 도루를 감행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3루 도루의 성공 가능성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데다 만약 잡힐 경우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재현은 이재학의 투구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 3루로 내달렸고 여유있게 세이프됐다. 동점을 위해 안타가 필요한 상황이 김재현의 도루 하나로 땅볼 혹은 외야 플라이 하나로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재학의 부담감이 커졌다.
이어 이명기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 상황에서는 역시 작전수행능력이 빼어난 조동화와 합작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조동화가 1루 쪽으로 번트를 댔고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김재현이 홈을 밟은 것. 스퀴즈 성공이었다. 이 플레이로 흐름을 되찾은 SK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박정권이 경기를 끝내는 안타를 치며 포효했다. 김재현의 발이 SK의 4강 희망을 한껏 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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