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돌려막기' 해답 없는 롯데 좌익수 실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08 06: 19

롯데의 좌익수 실험이 시즌 말미에도 계속 되고 있다. 한 시즌 내내 주인을 찾지 못한 좌익수 자리는 결국 롯데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무려 14명의 선수가 좌익수로 번갈아 기용됐지만 결국 미완성의 실험으로 끝날 듯하다.
롯데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5-8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화요일 경기 15연패로 악몽의 밤이 재현돼 다시 7위로 떨어졌다. 표면적으로는 마무리 김승회가 제구난을 보이며 김경언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5실점한 게 뼈아픈 경기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비의 아쉬움이 있었다. 5-3으로 쫓긴 9회 2사 만루에서 정근우가 좌전 안타를 쳤고, 3루 주자 이양기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어 2루 동점 주자 추승우까지 2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했다. 하지만 정근우의 타구가 짧고 빨랐기에 홈에서 충분히 승부가 가능했다.

그런데 롯데 좌익수 김문호의 송구가 문제였다. 힘이 넘친 나머지 포수 강민호의 키를 넘어 백네트 뒤쪽으로 향하는 바람에 승부다운 승부도 못 해봤다. 그 사이 추승우가 홈을 밟으며 타자 주자 정근우는 2루까지 진루했다. 결국 2사 2·3루에서 김경언에게 우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졌다.
이날뿐만이 아니다.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연장 12회말 박한이의 높게 뜬 평범한 뜬공 타구를 좌익수 하준호가 낙하 지점을 놓치며 우왕좌왕하다 넘어지는 바람에 허무하게 끝내기 2루타가 돼 패한 바 있다.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승부처에서 좌익수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수비로 2개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롯데의 올 시즌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좌익수는 시즌이 끝나도록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롯데 좌익수로는 무려 14명의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기용됐다. 김문호·박종윤·김민하가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하준호·이승화·전준우·김주현·임종혁·김대우·고도현·황동채·조홍석·백민기·박준서까지 총 14명이 좌익수를 봤다.
넥센(10명) LG(9명) 삼성·SK·KIA·한화(8명) NC(7명) 두산(4명) 등 타팀보다 좌익수 출장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어느 한 선수도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승화가 중용됐으나 타격 부진으로 자리를 내놓았고, 뒤이어 넘겨받은 김문호도 공수에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1루수 박종윤이 포지션 중첩으로 6월부터 좌익수로 나갔지만 시행착오를 피하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신예 김민하와 하준호에게 기회가 넘어왔지만 아직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다.  
올 시즌 롯데는 좌익수 자리에서 기록된 실책도 9개나 나왔다. 9개팀 중에서 가장 많다. 삼성과 LG가 좌익수 실책이 1개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크게 와닿는다. 롯데의 해결되지 않은 고민은 7위로 떨어진 팀 순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문제는 전준우마저 군입대하며 이탈할 내년 시즌 롯데의 외야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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