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에이스 양현종, 개인 최다승 도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08 06: 20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은 리그에서 가장 외로운 에이스다. 16승 7패, 평균자책점 4.28로 팀 내에서 가장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KIA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해낸 것은 자신뿐이다.
현재 51승 70패인 8위 KIA는 이미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7위 롯데에 4경기차로 뒤져 있어 한 계단 올라서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9위 한화에는 2.5경기 앞선 상황이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자칫하면 9구단 체제로 치르는 마지막 시즌에 꼴찌가 되는 불명예를 겪을지도 모른다.
시즌 초부터 역투하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도 기여하는 등 양현종은 숨 가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의 몰락은 가슴이 아프다. 홀로 16승을 해냈지만, 그를 제외하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선발승을 거둔 투수가 지금은 떠난 데니스 홀튼(5승)이다. KIA 마운드의 참담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록이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지만 유종의 미를 거둬야만 한다. 막중한 임무를 띤 에이스 양현종은 팀의 꼴찌 추락을 막기 위해, 그리고 개인 최다승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경기라도 더 잡아내야 한다.
양현종이 가장 많은 승리를 달성한 것은 4년 전이었다. 당시 30경기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로 제 몫을 다 해낸 덕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시즌에는 소화한 이닝도 169⅓이닝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KIA가 8일 잠실 두산전을 포함해 총 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양현종은 2번 선발 등판할 수 있다. 현재까지 160이닝을 책임졌기에 2경기에서 5이닝씩만 소화해줘도 개인 최다 이닝을 넘길 수 있다. 올해 최소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싶다던 바람은 이미 이뤘고, 자신의 최고 기록도 갈아치울 태세다.
8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될 경우 잔여경기 중 한 경기에 더 나올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마지막까지 던지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토종 최다이닝 투수가 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양현종은 현재까지 토종 최다 이닝 투수인 유희관(두산)에 5⅓이닝 뒤져 있다.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면서 17승에 성공한다면 유희관과의 격차도 조금은 좁힐 수 있다.
아킬리노 로페스-릭 구톰슨 듀오의 뒤를 받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2승)를 해냈던 2009년부터 양현종은 특급 좌완의 가능성을 현실로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리그 대표 좌완 중 하나로 거듭났다. 이후 3년간 17승에 그치는 좌절의 시기가 왔지만 모두 이겨내고 다시 16승으로 재기했다. 외로웠지만 훌륭하게 한 시즌을 버틴 양현종이 승리와 투구 이닝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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