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시리즈 개최가 무산됐다. 각 국의 사정도 있었지만 더 이상 관심을 모을 수 없는 대회가 된 것도 사실이었다. 아시아시리즈가 제대로 부활하기 위해선 확실한 흥행몰이가 돼야 한다.
한국, 대만, 일본, 호주 등 아시아시리즈 참가 4개국과 국제야구연맹(IBAF)은 7일 2014년 아시아시리즈를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대만 프로야구연맹(CPBL) 황천타이 총재의 사임과 CPBL 임원진의 변동, 11월에 개최 예정인 MLB-NPB의 교류전, 그리고 2014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인한 KBO 시즌 일정 연기 등 각 국의 사정을 종합해 내린 결론이었다.
지난 2005년에 창설된 아시아시리즈는 주로 일본, 대만, 한국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이 3개국 외에도 호주, 이탈리아가 참가해 우승을 놓고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취지가 무색해지고 스폰서 유치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폐지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결국 아시아시리즈가 취소된 것이다.

물론 각 국의 사정이 있었지만 사실상 아시아시리즈에 대한 적은 관심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은 2014 아시안게임 참가로 인해 프로야구 일정이 뒤로 밀려 일찌감치 아시아시리즈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여기에 대만은 임원진 변동 문제, 일본은 8년 만에 부활한 미일 올스타전의 사정을 들었다.
2011년 아시아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이 대회의 문제점에 대해 꼬집었다. 류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끼리 대결하는 건 좋은 행사지만 외국인 선수와 FA 계약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모두 빠진다”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류 감독은 “대회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선 각 팀이 모든 전력으로 나와서 맞붙는 게 좋다”면서 “주축 전력이 빠진다면 각국 대표라 하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의 말대로 아시아시리즈가 흥행하기 위해선 최고의 선수들이 최상의 전력으로 싸워야 한다.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출전한다면 팬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역시 흥행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즉 아시아시리즈가 다시 부활하기 위해선 흥행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는 일이 어렵다면 대회의 성격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4년에 한 번씩 열렸던 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이나 한미일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것도 야구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야구 저변확대’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야구 강국으로만 구성된 대회보다는 더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는 성격의 대회가 더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초 IBAF가 계획한대로 리그 챔피언 세계대회로 확대해 참가국을 늘린다면 강팀들과의 승부를 위해 최상의 전력이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각 국의 대표팀이 친선 경기 형태로 승부를 펼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각 국의 사정을 반영한 대회 일정이 정해지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과연 아시아시리즈가 지금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다시 주목받는 대회로 개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