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올해 상무에서 제대한 내야수 구자욱(21)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앞서 “내년에는 올해 제대한 구자욱이 생각난다”고 밝히면서 구자욱의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먼저 류 감독은 삼성에 1루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구자욱이라는 이름을 언급했다. 삼성은 6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1루수 채태인이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날 채태인을 대신해 외야수 박해민이 1루 수비로 나섰다. 그러나 박해민은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놓치는 등 몇 차례 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다른 팀은 1루수가 넘쳐나는데 우리 팀엔 없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류 감독은 박해민의 1루수 기용에 대해 “3~4번 정도 1루수 경험이 있다고 해서 출전시켰다. 그래도 어느 정도 흉내는 내더라”면서 “이승엽이 있지만 나이도 있고 계속 수비로 안 나가다가 나가면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순간 류 감독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구자욱이었다. 구자욱은 경복중-대구고를 졸업하고 2012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12 퓨처스리그서 1년을 뛴 구자욱은 다음 시즌 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타율 3할5푼7리 3홈런 27도루를 마크하면서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남부리그 도루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까지 갖추고 있다.
상무에서 구자욱의 주 포지션은 3루수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구자욱이 3루에서 살아남으려면 박석민을 이겨내야 한다. 그런데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포지션을 바꿔서 출전해야 한다”라고 말 한 뒤 “구자욱은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 활용도가 높다. 내야수로 키워볼까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구자욱이 다음 시즌 백업 1루수로 나서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류 감독에 따르면 구자욱은 대주자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비록 퓨처스리그 성적이지만 2013 시즌엔 29도루, 올 시즌엔 27도루를 기록하면서 주루 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삼성의 두터운 선수층으로 1군서 한 자리를 꿰차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구자욱은 이미 류 감독의 구상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 1군 진입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올 시즌엔 박해민이 주전 외야수들의 부진을 틈타 맹활약을 펼치며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따라서 류 감독이 언급한 만큼 구자욱에게도 다음 시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 예상된다. 과연 구자욱이 박해민에 이어 다음 시즌 삼성의 ‘복덩이’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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