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선언' 슈틸리케, 첫 훈련서 직접 수비 지도...이유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0.08 06: 40

새 출발의 시작은 수비였다.
울리 슈틸리케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승리를 위한 첫 선택은 수비였다. 지난 7일 파주 NFC에 23명의 선수를 소집한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10일(파라과이전)과 14일(코스타리카전)에 열리는 두 차례의 A매치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축구를 처음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팬들의 가슴에 와 닿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소집 첫 날부터 직접 지도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날 훈련 내내 수비만 지도했다.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따로 모여 족구와 패싱 게임 등 회복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진행한 것과 달리 수비수들은 차두리-곽태희-김영권-홍철, 이용-김주영-김기희-김민우 등 두 개 조로 나뉘어 수비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 하에 익혔다.

수비수들이 어느 정도 움직임을 익혔다고 판단한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을 불러 수비수들과 미니게임을 펼치게 했다. 4명으로 구성된 공격진 3개 조가 돌아가며 수비수 4명을 공략하는 방법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에게 구체적인 움직임을 요구하지 않고 수비수들에게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는 등 첫 날 훈련의 모든 초점이 수비에 맞춰져 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첫 훈련에서 수비에 몰두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훈련에 앞서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팬들의 가슴에 와 닿는 축구를 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와 매 경기 승리를 거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승리하는 축구를 선언한 만큼 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다.
첫 번째 경기까지 슈틸리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3일이다. 짧은 시간 안에 처음으로 맡은 팀을 완성시킬 수 있는 감독은 세상에 거의 없다. 슈틸리케 감독도 마찬가지다. 결국 승리하는 축구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인 '지지 않는 축구'를 가장 먼저 익혀야 했다. 이날 소집된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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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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