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가을 DNA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년 연속 LA 다저스를 울렸다. 세인트루이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러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다저스와 4차저에서 3-2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1년부터 무려 4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다저스를 4승2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는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매치에서 다저스를 제압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사이에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4패를 안겼다. 커쇼는 다저스 사상 첫 포스트시즌 4연패가 투수가 됐는데 모두 세인트루이스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커쇼와 다저스를 울린 건 결정적 홈런 한 방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0-2로 뒤진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맷 아담스가 커쇼의 2구째 커브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1~4차전에서 모두 클러치 홈런이 양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홈런 7방을 폭발시켰다. 이 수치가 놀라운 건 세인트루이스가 소총부대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세인트루이스는 팀 홈런이 105개로 내셔널리그 15개팀 중 최소였다. 리그 전체로 넓혀도 캔자스시티 로열스(95개)만이 그들보다 적은 수치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화끈한 대포 군단으로 변모했다. 정규시즌 리그 최소홈런 팀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최다홈런 팀으로 반전을 이룬 것이다. 7개의 홈런도 하나 같이 승부처에 터진 영양가 만점이라는 점에서 세인트루이스의 무서운 가을 본능을 보여준다.
1차전에서 랜달 그리척과 맷 카펜터가 커쇼에게 솔로 홈런 2방을 뽑아내더니 7-6으로 역전한 7회에는 맷 홀리데이가 페드로 바에스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점차로 아쉽게 패한 2차전에서도 8회 카펜터가 다저스 구원 J.P. 하웰 상대로 터뜨린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이 있었다.
3차전에서도 카펜터가 류현진을 상대로 3회 선제 솔로 홈런을 때리더니 1-1 동점으로 맞선 7회 콜튼 웡이 스캇 엘버트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어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된 이날 4차전 아담스의 역전 스리런까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결승점을 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세인트루이스의 홈런 퍼레이드였다.
세인트루이스는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11차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만큼 가을야구 단골손님이다. 정규시즌보다 더 강한 모습으로 가을야구를 즐긴다. 최다홈런 팀으로 대반전을 이룬 세인트루이스가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최정상의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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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