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품계부터 반차도까지 '아쉬운 역사 고증'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09 10: 51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 다소 부실한 고증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드라마는 창작의 산물이기에 제작진의 상상력이 더해질 수밖에 없지만,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과 크게 빗나간 내용은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 '비밀의 문'의 옥에 티를 찾아봤다.
◇ "소원은 정4품, 빈궁은 정1품"
5회에서 혜경궁 홍씨(박은빈)은 소원문씨 충돌한다. 문소원은 혜경궁 홍씨에게 이선에 대한 트집을 잡고, 혜경궁 홍씨는 "궁살이를 오래하고 싶으면 법도라도 한 자 더 익히라"고 쏘아붙인다. 이때 혜경궁 홍씨는 "소원은 정4품, 빈궁은 정1품"이라고 말한다.

혜경궁 홍씨는 이선(이제훈)의 정실 부인인 세자빈이다. 세자빈을 포함 왕, 중전, 세자, 세자빈, 세제, 세제빈 등이 무품이다. 문소원은 나인 출신으로 성은을 입어 영조의 아이를 잉태한 후궁이다. 후궁은 왕가에 속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왕의 첩으로 품계를 받았다. 후궁 가운데 빈이 정1품이며, 소원은 정4품에 해당한다.
◇ "우린 균역법에 대한 전면 개정을 원하네"
5회에서 노론 김택(김창완)은 균역법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낸다. 이에 김상로(김하균)와 홍봉한(김명국) 등도 맞장구쳤다. 김상로는 "군역이야 어디까지나 상놈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고, 홍봉한은 "우리 사대부가 상것들과 한 묶음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김택은 홍계희(장현성)에게 뜻을 함께 할 것을 권했고, 홍계희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균역법은 힘없는 양인들에게만 편중된 군역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발의된 세법이다. 홍계희 홍봉한 김상로 등은 균역법에 앞장섰던 이들이다. 영의정 조현명을 책임자로 하고 신만, 김상로, 김상성, 조영국, 홍계희를 실무자로 하는 균역절목청(均役節目廳)이 설치되기도 했다.
◇ "의궤 안에 수록된 기록을 반차도라고 하지"
6회에서 이선은 화첩에 얽힌 비밀을 조금씩 풀어간다. 그는 "화부타도는 한자가 아닌 구결"이라며 "화부타도가 가리키는 것은 반타도, 즉 반차도다. 나라나 혹은 왕실에서 행한 행사를 기록한 것이 의궤라 한다. 그 안에 수록된 기록을 반차도라 하지"라고 설명한다.
의궤는 조선시대에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기록이다. 의궤에는 왕비·세자의 책봉(冊封)이나 왕실 구성원의 결혼 등 다양한 글과 그림이 기록된다. 반차도는 국가 의식에서 문무백관이 늘어서는 차례, 즉 행렬의 순서와 위치를 알 수 있도록 그린 그림이다. 의궤 안에 수록된 기록이 모두 반차도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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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비밀의 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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