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난 다저스, 라미레스와 작별 준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09 06: 25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두 번이나 무너진 LA 다저스는 씁쓸함만 남긴 채 2014 시즌을 디비전시리즈에서 마쳤다. 이제 남을 자는 남고, 떠날 자는 짐을 싸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다저스는 주전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31)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시절 타격왕까지 했었던 라미레스지만 이후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을 일으키며 성적도 떨어졌고, 2012년 다저스에 올 때까지만 해도 부활 여부에 물음표가 붙었던 선수다. 이적 첫 해 라미레스는 다저스에서 64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1리 10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 라미레스는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타율 3할4푼5리에 20홈런 57타점으로 부활을 알렸다. 그는 빠르게 다저스 핵심선수가 됐다.
그렇지만 올해 활약은 아쉬웠다. 타격(타율 .283 13홈런 71타점)보다는 수비가 문제였다. 라미레스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다소 부족한 타격 성적, 그리고 더 이상 유격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없는 수비가 문제였다. 때문에 다저스는 '라미레스 이후'를 생각해 꾸준히 유격수 자리에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었다.

작년 라미레스는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조 켈리의 투구에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 실금 부상을 당했고, 이는 다저스의 탈락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시 세인트루이스와 만난 라미레스는 3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탈락을 막지 못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플로리다 시절이었던 2009년 6년 7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던 라미레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야구선수로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 그리고 타격성적을 생각하면 라미레스는 분명 매력적인 선수다. 그렇지만 다저스는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그를 잡을 생각이 그다지 없어 보인다.
다저스의 탈락이 결정된 직후인 8일(이하 한국시간), LA 타임스는 라미레스가 다저스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브 딜벡은 자신의 기사를 통해 '라미레스는 패배 후 충격을 받은 듯 고개를 들지 못했고 아무런 말도 없었다. 아마 (NLDS 4차전이)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올해 라미레스의 거취문제는 현지에서 계속해서 거론됐다. 그 때마다 다저스는 '시즌 중에는 논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다저스의 2014 시즌은 끝났고, 이제 라미레스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LA 타임스는 '다저스가 라미레스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것이다. 그 금액은 대략 1년 1500만 달러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연 2000만 달러 이상, 그리고 장기계약을 원하는 라미레스가 다저스의 1년 짜리 계약 제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저스 역시 이를 알고 있고, 라미레스를 영입하는 구단으로부터 드래프트 픽을 얻기 위해서 절차를 밟는 것뿐이다.
다저스는 금액과 수비문제 때문에 라미레스와 작별을 택하겠지만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독보적인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다. 그의 행보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넥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라미레스의 선택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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