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윌슨이 내년에도 LA 다저스에서 뛴다.
미국 'MLB데일리디시' 크리스 코틸로는 9일(이하 한국시간) 관계자 소스를 인용해 윌슨이 다저스 구단에 2015년 선수 옵션 실행을 알렸다고 전했다. 즉 내년에도 윌슨은 다저스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것도 950만 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는다. 올 시즌 성적이 저조했던 만큼 굳이 FA 시장에 나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윌슨은 지난해 다저스와 1년 연봉 1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 2015년 연봉 950만 달러에 선수 옵션을 주는 '1+1' 계약이었는데 윌슨이 이 옵션을 실행하기로 함에 따라 다저스는 꼼짝없이 내년에도 1000만 달러에 가까운 고액연봉의 그를 안고 써야 할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네드 콜레티 단장의 악수가 되고 말았다. 사실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처럼 보였다. 2013년 후반기 다저스에 들어온 윌슨은 18경기에서 2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0.66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재기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러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만큼 주가가 높았었다.
그러나 13⅔이닝으로 판단하기에는 큰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윌슨은 올해 61경기에서 48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4패1세이브22홀드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4.66이었다. 블론세이브도 4개. 승부처에서 믿고 맡기기에는 너무 불안했다. 하지만 고액에 계약한 그를 안 쓸 수도 없는 노릇. 한마디로 계륵이었다.
잘못된 계약은 다저스의 오프시즌 전력 보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3패로 탈락한 다저스는 시즌 내내 불안 요소로 지적된 불펜 불안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벤치가 1·4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의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도 결국 불펜이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윌슨이 1000만 달러에 가까운 고액을 받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구원투수를 구해오기가 쉽지 안다. 팀 페이롤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윌슨 외에 브랜든 리그도 750만 달러 연봉을 내년까지 받고, J.P. 하웰도 400만 달러로 적잖은 연봉이 내년까지 보장돼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조기 탈락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다저스는 당장 내년 시즌 준비로 머리가 골치 아파졌다. 불펜을 보강해야 하는데 큰 도움이 못 되는 고액의 구원투수를 잔뜩 안고 있으니 답답할 지경이다. 돈 매팅리 감독의 용병술만큼 콜레티 단장에게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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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