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테랑 우완 이재우가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고도 첫 승이 또 날아갔다. 구원으로 전환한 노경은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구원진에서 난조를 보인 탓이다.
이재우는 9일 대전구장에서 치러진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아쉽게 첫 승이 물 거품됐다. 시즌 첫 승의 멀고도 험하다.
이재우는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으나 기대이하 투구로 대부분을 2군에서 보냈다. 이날 전까지 9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1홀드 평균자책점 6.51.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등 인상적이지 못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도 경기 전 "이재우가 한 타자라도 아웃카운트를 더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기대치 자체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이재우는 압도적인 투구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6탈삼진으로 위력을 떨쳤다.
1회 1사 후 정근우에게 맞은 좌중간 2루타가 유일한 피안타로 5회까지 더 이상의 안타를 허락하지 않았다. 몸쪽·바깥쪽 가리지 않고 낮게 깔리는 직구에 한화 타자들도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특히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은 1회와 4회 각각 직구-포크볼에 헛스윙-루킹 삼진.
최고 145km 직구(44개) 중심으로 포크볼(16개) 커브(9개) 슬라이더(6개) 등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다. 총 투구수는 75개에 불과했다. 6회까지는 무난하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송일수 감독의 선택은 투수 교체였다. 1-0 한 점차 리드에서 한 박자 빠른 교체 타이밍이었다.
6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노경은은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7회 난조를 보였다. 김경언과 9구 승부 끝에 2루 내야안타를 내주더니 김태균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펠릭스 피에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1 동점이 됐다. 이재우의 첫 승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뒤이어 변진수가 구원등판헀지만 이양기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초래하더니 폭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결국 정범모의 좌전 적시타, 이학준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 2실점하며 7회에만 5실점으로 승부가 한화 쪽에 기울었다. 1-4 패배와 함께 노경은이 1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14패째를 당했다.
경기 후 두산 송일수 감독은 "야수들의 득점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재우는 좋은 투구를 했다"며 "계투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했는데 전적으로 감독 책임이다. 내일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책했다. 두산으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패배다.
waw@osen.co.kr
이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