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다시 한 번 ‘약속의 8회’를 만들면서 4연승을 달렸다. LG는 이날 경기서 8회 대타 카드를 총동원하면서 정성훈(34)은 지난 시즌까지 주 포지션이었던 3루수로, 최승준(26) 역시 포수로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어색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8회 대거 4득점을 뽑아내는 집중력과 10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에 힘입어 7-6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7회까지 KIA에 2-6으로 끌려갔다. LG는 KIA 선발 저스틴 토마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고 에이스 코리 리오단이 2회 대거 5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 상황은 8회에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8회말 1사 후 이병규(9번)가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대타 브래드 스나이더의 평범한 뜬공을 유격수 강한울이 실책하면서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오지환의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정성훈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만회한 뒤 김용의의 볼넷과 박용택, 이병규(7번)의 연속 내야안타로 1점 차까지 바짝 추격했다. 계속된 2사 만루서 이진영이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8회 모든 카드를 쏟아 부은 LG의 작전은 적중했다. 포수 현재윤 타석에 스나이더를 투입하면서 최승준이 9회초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고, 3루를 보던 김영관이 이병규(9번) 대타 카드로 바뀌면서 정성훈이 3루 베이스를 지켰다.
정성훈은 지난 7월 10일 경기 9회초, 야수진을 모두 가동한 상황에서 3루를 본 적이 있었다. 이 경기서 정성훈은 타구를 가볍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도 정성훈은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LG는 9회초 김주찬이 우전안타를 치면서 무사 1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강한울의 희생번트 때 정성훈은 빠르게 대시하며 공을 포구했고 바로 2루 송구를 선택하면서 선행주자 김주찬을 아웃시켰다.
LG는 이후 더블플레이로 위기를 넘기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포수 마스크를 쓴 최승준은 9회초 1사 1,2루 이범호의 타석 때 한 차례 공을 빠뜨리긴 했지만 주자의 진루를 허락하진 않았다. 원래 포지션이 포수였던 만큼 공을 포구하는 모습도 어설프지 않았다. 최승준은 연장 10회초엔 이동현과 호흡을 맞춰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특히 최승준은 이동현의 포크볼을 잘 블로킹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10회를 잘 막은 LG는 10회말 이진영이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기록하면서 7-6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정성훈, 최승준은 오랜만에 돌아온 포지션에서 제 임무를 무사히 해내며 팀 승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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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