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 서태지, 다 꺼내놨다..육아생활부터 이지아, 은퇴까지 [일문일답]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10 00: 33

"진짜 서태지 맞아요?"
가수 서태지가 9일 방송된 KBS '해피투게더'에서 이은성과의 결혼부터 최근 컴백, 이지아와의 얘기까지 모든 걸 다 꺼내들었다.
박명수가 "진짜 서태지 맞아요?"라고 물을 만큼 상당부분 스스럼 없는 모습이었다. 긴장한 기색이 있기도 했지만, 특유의 조용한 말투와 조금 엉뚱한 면, 시종 웃음기를 머금은 밝은 표정까지 꽤 친근하게 다가서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은성과의 신혼 생활도 많이 알려졌다. 미국 여행에서 찍은 사진, 결혼식 사진, 딸 사진 등이 공개됐으며 방송을 앞두고 삼계탕을 해줬다는 일상도 공개됐다.
이지아에 대해서는 "좋아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남자로서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중에게 "사생활로 피로하게 해 죄송하다"고 사과도 했다.
다음은 이 방송에서 오고간 질문과 대답이다.
# 육아 상식 대단해 
왜 '해피투게더'를 택했나 - 유재석이 가장 좋아하는 MC다. 지인같이 따뜻하게 해주실 것 같아서.
성시경이 '너에게'를 리메이크 했는데 - 너무 좋았다. 첫번째 리메이크였는데. 성시경씨라면, 정말 목소리가 좋아서. 나도 좋다고 했다.
기사, 댓글은 다 보나 - 다 보는 편. 요즘은 악플도 되게 많고 근데 뭐, 다 좋은 거 같다. 관심있어 하는 분들은 다 팬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받은 댓글은 - 감금의 아이콘 그런 거.
평소엔 어떻게 지냈다 - 술을 전혀 못해. 수다는 정말 좋아한다. 종서형 만나게 되면 거의 음식 얘기, 장본 얘기, 아줌마스러운 얘기 많이 하고, 음악 얘기는 잠깐.
딸 출산했는데 -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해. 아기 키우신 분들이 정말. 난 아이 얘기 하니까 편해지는데.
누굴 더 닮았나 - 반반.
태명은 - 삐뽁이. 아기가 배 속에 있을때 음악 들려주고 했는데, 신곡 들려주는데 그 도입부에 삐뽁 소리만 들으면 귓방망이를 날린다.
육아 참여는 어떻게 하나 - 육아 상식 대단하다. 기저귀 갈기, 목욕하기 다 한다.
만약 딸이 연예인 한다면? - 가수 된다고 하면 되게 좋을 거 같다. 아버지로서 많이 알려줄 수 있으니까. 배우가 되면 어머니가 좋아할 것 같다.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가 있었다 - 뮤직비디오 촬영 중 처음 만났다. 그게 인연이 돼서, '머뮤다 트아리앵글' 뮤직비디오의 오묘한 이미지가 필요했다. 서우와 이은성이 후보였는데 난 약간 이은성씨에 기울었다. 종서형이 드라마 '행복합니다' 찍어서 모니터를 해줬는데 어느 순간 이은성에게 집중했다. 뮤직비디오 찍을 땐 못친해졌다. 그나마 종서형이 놀러와서, 보통이라면 낯을 가렸을텐데 종서형이 함께 있어서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은성, 서태지 팬이었다? - 나를 별로 안좋아했다더라. 실제로는 '반올림'이라는 드라마 출연 때 작가분이 팬이셔서 '너에게'를 계속 듣게 했다고 하더라. 추운데서 고아라씨랑 그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워낙 안좋아했다더라. 옛날 얘기에도 별로 관심 없다.
나이 열여섯살 차이, 세대 차이 없었나? - 부부니까 내가 예전에 이런 일 있었지 그러면 아내는 '아, 뭐~' 그렇게 대답한다. 자랑할 수 없다.
두번째 만남은 - 뮤비 촬영 후 밥 한번 살게, 라고 했다. 그 약속 지키는 것 마냥 밥을 샀다. 이미 맘이 있었던 거 같다. 첫인상이 강해서 멍했다. 흡입력이 있었다. 그 후 얘기해보니 통하는 게 많았다. 록 음악 듣기 시작했나보다. 밴드, 공연 얘기도 많이 하고.
은성의 반응은? - 별다른 얘기는 없었고, 편하게 얘기했고, 그 뒤에 내가 연락을 좀 하다가 1~2주 후 사귀자고 했다.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그때 느꼈다. 생각 안해도 되겠다.
연애 안들킬 수 있나 - 데이트를 주로 외국에서 했다. 그럼 안들킨다. 지금은 잘다니는데, 그때는 보호해야 하니까. 최근에는 신혼여행 겸 캠핑카 좋아해서 미국 횡단하고 캐나다 가기도 했다.
결혼식 소감은 - 아무래도 책임감 같은 거를 어르신들 앞에 말씀 드리고 하다보니 더 느꼈던 거 같다.
장모님도 서태지 잘 알텐데, 놀라지 않았을까 - 교제할때부터 알고 계셔서, 처음 만난 날도 어색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며느리를 좋아하셨다. 살림도 잘하는 며느리가 너무 예쁘다고 하신다.
# 서태지, 요즘은 무장해제한 듯
김종서는 가장 친한 친구인데 -  (김종서) 아이에 대해서 뭔가 과학적으로 접근하더라. 아이 가지려고 1년 정도 공을 들였다고 들었다. 잘 안생기다가 제 앨범 축하한다고 같이 스키장에 놀러갔는데. 날짜보니까 그 날이더라.
(서태지) 맞다.
친한 형으로서 서태지가 요즘 어떤가 - (김종서) 요즘 무장해제된 거 같다. 예전에는 5분 외출에 한시간 정도 준비한다.
(서태지) 마음 가짐 많이 달라졌다. 아내와 딸을 위해서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실천을 못하지만.
서태지는 짠돌이다? - (서태지) 별명이 서크루지다.
(김종서) 부모님도 그러시다. 치약도 마지막까지 아껴서 쓰신다. 그런데 쓰실 땐 아주 크게 쓴다. 예전에 놀러갈 때도 비행기 등 모든 경비를 부담하더라. 지갑도 못 열게.
보기 안쓰러울 때도 있을텐데 - (김종서) 회를 좋아하는데 산지에 가서 먹으면 좋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럴때 좀 불쌍하다.
(서태지) 외국에서는 잘한다. 한국에서도 횟집 몇번 갔다. 살아있는 오징어를 통째로 먹기도 한다.
개그 프로 좋아하나 - 제일 좋아하는 게 개그 프로그램이다.
'소격동'은 무슨 뜻인가 - 동네 이름이다. 내가 소격동에 오래 살았었다. 그때 얘기를 한 거다.
아이유는 어떻게 협업하게 됐나 - '소격동' 만들고 여자가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유가 떠올랐다.
이은성이 아이유 팬이었다던데 - 나도 굉장히 좋아한다. 여행갈때 노래 처음 틀면 '부'가 나온다. 이후 '마쉬멜로우'가 나온다. 목소리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혼을 실을 수 있는 표현이 있다.
음악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 가정이 생긴 후에 요즘 따뜻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소격동에 직접 가보기도 했다. 우리집은 주차장이 됐더라.
음원차트 휩쓸던데 - 나도 많이 놀랐다. 노래가 좀 어려운데, 아이유의 덕인 것 같다. 깜짝 놀랐다.
# 예전에 황제병 있었다
이제 평소 궁금했던 걸 물어보자. 록을 하다가 랩을 하게 된 이유는 - 원래 장르를 안가렸다. 다 좋아했다.
당시 양현석에게 150만원을 내고 춤을 배웠다던데 - 돈을 냈는데 갑자기 군대를 가버리셨다. 전역 후 다시 연락해서 만났다.
수익 비율은 - 서로 불만 없을 정도였다. 활동은 3 : 3 : 4, 앨범은 2 : 2 : 6. 앨범은 아무래도 내가 만드니까 그랬다.
당시 스타병은 없었나 - 황제병 같은 거 있었다. 대기실도 우리가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방송국에서 따로 마련해주시면 좋아하는 거죠.
활동중단 후 컴백 전략도 처음이었는데 - 그때 방송사와 많이 싸우고. 언론사랑도 많이 힘들었다. 그게 절실해서 그랬다. 1집은 습작처럼 해서 냈는데, 다음 앨범 내야되는데 계속 방송활동하면서는 어려웠다. 공연도 준비 시간이 한달은 필요한데 스케줄이 너무 빼곡했다. 그래서 매니저랑 싸우고. 방송국이랑도 등을 지게 됐다.
2집 '하여가'는 어땠나 - 팬이 생기고 처음 만는 앨범이다. 방송사와 관계가 안좋을 때였고.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첫방송 하고, 뒤에서 들은 얘기가 다른 기획사에서 '어휴! 잘됐다'고 했다더라. 그래서 고민을 했는데 의외로 되게 잘됐다.
3집 '발해를 꿈꾸며'는 어땠나 - 가장 힘들었다. 음악도 어려웠고. 그때 '교실이데아'는 악마의 소리가 난다는 소문도 있었다. 나도 놀랐다.
그 소문에는 왜 크게 대응 하지 않았나 - 처음에는 웃겼다. 이렇게 심각해질줄 몰랐다. 어느새 내가 악마다 라는 게 기정사실화되니까.
4집 '컴백홈'은 어떻게 나왔나 - 가출 경험이 많았다. 속도 많이 썩여보고, 돈 벌어야겠다고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중2병이 있었다. 4집은 슬픈 얘기지만, 멤버들과 이번 앨범을 마지막으로 끝내야겠다고 말했다. 뜬 직후에도 한번 했었다. 좋아하는 스타가 가장 멋있을 때 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멤버들도 다 동의했다. 3집때 심적 고통이 컸고, 굉장히 지쳤었다. 4년이 10년 처럼 느껴졌다. 하고, 싸우고, 하다보니 하기 싫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도 느꼈던 거 같다. 그래서 그렇게 하자고, 대신 4집은 더 밝고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노래 만들어서 좋게 끝내자고 했다.
은퇴 후가 걱정되지 않았나 - 어려서 앞뒤 생각안했던 거 같다. 지금은 은퇴라는 말에 거부감이 든다. 지금 돌아간다면 은퇴라는 말은 쓰지 않았을 것 같다. 그냥 활동 중단이라고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은퇴 후 2년만에 나왔다. 백억 제안설도 있었다 - 실제 그런 게 있긴 했다. 나도 첨엔 놀랐다. 그런데 워낙 컴백을 죽어도 안하겠다는 게 워낙 커서 거절했다.
후배 가수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 하고 싶은대로 하라. 은퇴는 한번 더 생각해라.
# 이지아, 다 잘돼서 행복했으면
루머도 많았다. 가장 황당한 루머는? - 게이설. 그런데 이번에 확실히 만회했다.
빌딩재벌설도 화제가 됐다 - 재벌은 아니다.
재산 관리는 - 아버지에게 다 맡기고 난 카드를 받아서 쓴다. 세금 그런 것도 아예 모른다. 은행도 못가봤다. 계좌이체는 최근 인터넷 뱅킹을 해봤다.
부인 활동 제한설도 있다. 이은성이 배우 유망주였는데 - 지금은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약간 대장부 스타일이라서, 아이든 가정 일이든 다 혼자서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나중에는 다시 일을 하고 싶어 할 수 있다. 감금의 아이콘이라고 하더라. 본인이 하고 싶으면 일하는 건 찬성이다. 키스신까진 괜찮다.
이혼 기사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 나는 그때 외국에서 소식을 접해서 그렇게 큰 일인지 몰랐다. 사생활인데 피로하게 해드려 대중께 죄송하다.
답답한 것도 있었을 거 같다 - 일단은 되게 어렸을 때 얘기였다. 그 당시는 좋아하기도 하고 잘 될거라 생각했지만 남녀 사이가 생각처럼 안될 때도 있는데. 내가 잘못한 것도 있고. 남자니까 다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지아의 방송에 대해 정정 하기도 했는데 - 너무 범법자처럼 돼서. 나도 아이도 낳고 했는데, 그 친구도 다 잘돼서 행복하게, 다 내려놓고 살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오늘 소감은 어땠나 - 개인사 얘기를 처음 했는데 해보니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다.
더 하고픈 말은 - 팬 여러분께는 공백기도 길었고, 많은 일도 있었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번 활동을 잘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들한테도 시끄럽게 해서 죄송한 마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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