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9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서태지가 10년 만에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그간의 밀린 얘기를 모두 쏟아내 시선을 끌었다.
서태지는 이날 새 앨범 '소격동'과 관련한 이야기는 물론, 아내 이은성과 최근 태어난 딸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내와 딸을 통해 세상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전한 서태지는 이은성과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처음 만나서 가까워졌다고 밝히며 비밀 연애의 비결에 대해 '해외 데이트'를 꼽아 그간 대중에 노출되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은성과 딸이 행복한 표정으로 서태지와 함께 있어 서태지가 남편, 또 아빠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관심을 높였다.
서태지의 음악 인생을 한눈에 살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서태지는 방송사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일, 또 은퇴 당시의 심경 등을 솔직하게 전했고, 그의 음악을 듣고 자란 김신영과 조세호는 서태지의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등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서태지도 김신영의 개인기를 따라하거나 최홍만 성대모사를 하는 등 숨겼던 개그감을 꺼내놓으면서 반전 매력을 안겼다. 또 서태지는 자신을 향한 댓글을 모두 읽어보는 편이라면서, 그래도 상처를 받는 악플은 '감금의 아이콘'이라고 말하는 과감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또한 서태지는 전 부인 이지아에 대해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지난 시간을 정리했다. 서태지는 "은퇴도 어렸을 때 했던 것처럼 그 당시도 어렸을 때다. 좋아하기도 하고 잘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남녀 관계가 생각대로 안 됐다. 그녀도 힘들었을 것이다.남자로서 다 잘못했다는 마음이다"라며 "지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서태지는 본인 버전의 ‘소격동’ 음원을 최초 공개하는 등, 국민 MC 유재석과 함께 한 한 시간 동안 본인의 모든 것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모습으로 진정성을 느끼게 했다. 서태지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던 이날 방송은 신비주의를 벗어 던진 서태지의 탁월한 선택으로,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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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