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슈틸리케와 베일 속에 가려진 베스트11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10 06: 39

결전의 날이 밝았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60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나흘 뒤 14일엔 브라질 월드컵 8강 기적의 코스타리카(15위)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슈틸리케호가 첫 선을 보이는 자리인만큼, 한국 축구엔 의미 있는 매우 중요한 2연전이다.
하지만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과 훈련을 마칠 때까지도 슈틸리케 감독은 베스트11을 베일 속에 감춰뒀다. 22명의 선수들 중 누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에 나설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이 결정된 후 평가전과 아시안게임, K리그 경기까지 두루 살펴보며 선수들을 꼼꼼히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선수들로 자신의 데뷔전을 치를지는 오리무중이다.

단서는 하나 뿐이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피로도가 높은 선수는 제외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서일 뿐, 정답은 될 수 없다. "2경기 동안 이번에 발탁한 23명의 선수 모두를 뛰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떠올리면, 사실상 이번 2연전에서는 베스트11이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철저히 이번 2연전을 평가의 장으로 삼을 예정이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그라운드 밖에서, 또 비디오로 본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평가하고 또 가치를 매기면서 미래를 위한 포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파라과이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자, 우선적으로 기용되지 못한 선수들이 낙담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틸리케호는 오늘(10일) 오후 파라과이전에서 진수식을 마치고 갓 항해에 나선다. 그리고 그 배의 여정은 무척 길다. 베일 속에 가려진 베스트11 대신 4년 후 먼 미래를 바라보는 슈틸리케 감독의 포석 다지기에 초점을 맞춰야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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