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경기 연속 기적 같은 역전승을 연출하면서 신바람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16차전서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8회 대거 4득점과 10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7-6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같은 날 경기가 없었던 5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를 2경기 차로 벌렸다.
무엇보다 LG의 ‘역전 본능’이 빛을 발했다. LG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역전이 두려운 팀이었다. 전반기까지 25패로 SK, 한화와 함께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한 팀이었다. 이에 반해 역전승은 14승으로 SK와 공동 8위의 기록. 앞서가는 경기를 쉽게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LG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후반기엔 17승으로 역전승이 가장 많았고 역전패는 9패로 7위를 기록했다. 특히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7승 11패(승률 3할8푼9리)로 1위를 마크했고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4승 13패(승률 2할3푼5리)로 2위였다. 그 정도로 LG의 뒷심은 강했다.
그리고 최근 경기에서 LG는 막판 집중력을 보여줬다. 최근 4경기서 3번의 역전승을 거뒀고 끝내기 승리가 3경기나 됐다. 먼저 5일 잠실 넥센전에선 0-3으로 뒤진 경기에서 4-3 역전에 성공했고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이 실점하며 동점이 됐다. 하지만 9회말 1사 후 현재윤의 2루타로 기회를 잡은 LG는 오지환이 끝내기 적시타를 때리면서 넥센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다음날 열린 잠실 NC전에선 투수전으로 9회까지 0-0 팽팽하던 상황에서 박용택 2루타와 이병규(7번)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진영이 손민한의 5구째 공을 받아쳐 우중간의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상승세를 탄 LG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역전 상황은 더 기적적으로 변했다.
7일 잠실 삼성전에선 0-4로 뒤진 경기를 뒤집으며 ‘역전 본능’을 과시했다. 5회말에 상대에 실책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점을 추가했다. LG는 8회초에 1점을 더 허용하며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공격인 8회말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면서 9-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하루 쉬고 치른 KIA와의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로 0-6의 점수를 7-6으로 만들며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최근 2경기에선 8회에 각각 6점, 4점을 뽑아내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초반 6점의 점수 차도 LG에 큰 점수는 아니었다. 이는 역시 강한 불펜진의 힘으로부터 나온 결과였다. LG는 후반기 불펜진이 13승 1무 5패 30홀드 16세이브를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 3.38로 리그에서 가장 좋았다. 2위 넥센(불펜 평균자책점 4.55)과 1점 이상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LG는 팀 타율이 2할7푼6리로 리그에서 7위에 머물고 있다. 팀 득점도 225득점으로 7위를 마크하며 공격에선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하지만 마운드만은 확실히 구축하면서 지키는 야구를 하고 있다. 경기 중후반을 지키는 힘을 바탕으로 후반기 17승의 가장 많은 역전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역전승(35승)을 일궈냈던 LG의 뒷심이 올 시즌 막판에도 충분히 발휘되며 포스트시즌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이쯤 되면 기적이 아닌 실력으로 만들어낸 역전승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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