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그녀' 엘과 차예련이 비운의 인물로 거듭났다. 그들에겐 눈길도 여지도 주지 않는 정지훈과 크리스탈 탓이었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현욱(정지훈)과 세나(크리스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세나는 현욱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난 아저씨 보면 떨리는데, 아지씨는 그렇지 않느냐"고 당찬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현욱은 혼란스러웠다. 세나를 좋아하는 시우(엘)를 질투하는 등 현욱의 마음은 이미 세나에게 향했지만, 세나의 마음을 마냥 받아줄 수 없었다. 하지만 현욱이 불안하고 외로울 때, 그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은 세나뿐이었다.
세나는 현욱의 애완견 달봉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현욱에게 달려갔다. 달봉이에 대한 현욱의 애정을 잘 아는 세나이기에 현욱에 대한 걱정이 앞설 뿐이었다. 현욱은 그런 세나에게 입을 맞췄다. 소속사 대표와 연습생, 혹은 세상을 떠난 언니의 남자친구와 죽은 연인의 여동생 사이인 두 사람의 로맨스는 쉽지 않을 터. 험난한 사랑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게다가 세나와 현욱은 '철벽남녀'였다. 또 다른 이성에겐 철저히 무관심으로 대했다.세나는 자신에게 애정공세를 퍼붓는 시우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했고, 현욱은 해윤(차예련)의 마음을 모른 척했다. 연습시간을 쪼개 세나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불꽃놀이를 구경시켜준 시우였지만, 세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현욱이었다. 해윤은 현욱 앞에서 세나에 대한 노골적인 질투를 드러냈다가 현욱의 차에서 쫓겨났다.
삼각 관계, 혹은 사각 관계는 드라마의 흔한 설정이다. 모든 이성에게 친절한 행동으로 상대방의 오해를 사는 여자 주인공이나, 좋아하는 여인이 있으면서도 이성의 호의를 단호하게 거절 못하는 남자 주인공이 꼭 등장한다. 이들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답답함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 보다 돋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그녀'에선 그런 전개는 없다. 러브라인은 메인 커플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현욱의 마음을 시험해본다며 가까이 다가가고, 그의 가슴을 만져 떨림을 측정하는 세나의 저돌적인 면모는 '역대급'이었다. 그럴수록 "1,400원을 갚아라"는 핑계로 세나를 불러내는 시우와 만나는 사람 마다 현욱에 대한 짝사랑을 털어놓는 해윤에 대한 안타까움은 짙어졌다.
세나와 현욱의 관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표현 중인 시우와 해윤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들에게 마음을 조금도 열어주지 않는 세나와 현욱에 의해 시우와 해윤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지, 아니면 세나만 몰랐던 비밀이 드러나며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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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