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임성한 작가는 개와 3000배로 뭘 말하는걸까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10.10 09: 43

'압구정 백야'를 집필 중인 임성한 작가가 '오로라 공주'에 이어 또 개를 많은 분량 채워 넣는가 하면, 대사의 일부를 3000배와 축원기도 등 불교와 관련된 용어로 꾸몄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압구정 백야'에는 '오로라 공주' 속 떡대에 이어 왕비가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장무엄(송원근 분)과 함께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까지 했다. 더불어 축원기도와 3000배, 불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종교적인 대화를 나눴다.
요점은 임성한 작가가 개와 불교 관련 용어들로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다. 드라마에서 개나 종교적인 이념이 넌지시 내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두 소재가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어쩐지 신경이 쓰인다.

임성한 작가는 앞서 '오로라 공주'에서 떡대로 나온 개를 죽음으로 중도 하차(?)시킨 바 있다. 난데 없이 개까지 죽음에 이르게 한 독특한 장치에 한 동안 온라인이 시끌벅적 했을 정도. 이어 '압구정 백야'에서까지 왕비라는 개가 등장, 벌써부터 개의 신변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뿐만아니라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불교의 느낌 역시 임성한 작가가 어떤 의도로 지어냈는 지도 궁금증이 쏠리는 대목이다. 그간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특이하게 지어왔던 임 작가기에, 이번에도 역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극 중 큰 아들 강은탁의 이름은 장화엄이다. 화엄은 불교에서 많은 꽃으로 장엄하게 장식됐다는 의미다. 송원근의 이름 장무엄 역시 불교와 관련이 됐다. 무엄은 불경함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뿐만 아니라 화엄과 무엄의 할머니 이름 '단실'은 불교 행사 중 하나의 명칭이며 백야(박하나 분)의 극 중 본명인 선종은 부처의 깨달음을 근본으로함을 뜻하고 백야의 친구 선지(백옥담 역)는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펴서 알린다는 뜻이다. 무엄은 극 중 철없는 캐릭터로, 불교의 뜻과 연관이 있다. 이에 다른 인물들 역시 이름의 뜻이 스토리와 인물 관계에 힌트로 적용됐을 가능성도 크다.
반면 극 중 남자 주인공의 집에는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연상케 하는 이름이 있어 흥미를 끈다. 조나단(김민수 역)은 기독교를, 조지아(황정서 역)은 조지아 정교를 떠올리게 만들어 극 중 전개에 어떤 연관이 있을 지 궁금증을 높인다.
지난 방송분에서 화엄은 결혼을 하라는 부모님들의 말에 "축원기도를 드릴테니 걱정말라"고 말했고, 무엄은 "축원기도보다 3000배가 더 좋다던데"라고 말했다. 이에 화엄이 "나는 불교인도 아닌데 내 소원 때문에 3000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고 무엄은 "요즘은 종교 달라도 108배 많이 한다더라. 운동으로"라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화엄네 가족은 3000배를 주제로 긴 시간 대화를 나눠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임성한 작가가 어떤 의도로 불교와 개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는 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또 어떤 기상천외한 전개가 그려질 지 관심을 모은다. 친 오빠에 대한 집착으로 올케를 괴롭히고 있는 백야가 자신의 이름대로 결국 깨달음을 느껴 비구니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goodhmh@osen.co.kr
압구정 백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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