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데뷔전 '키워드 셋'...무엇을 봐야 할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10 13: 05

슈틸리케호의 첫 출항이 임박했다.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 키워드 셋으로 정리했다.
울리 슈틸리케(60)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의 데뷔전이 눈앞이다. 첫 출항 채비를 마쳤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60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나흘 뒤 14일엔 브라질 월드컵 8강 기적의 코스타리카(15위)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한국 축구엔 의미 있는 매우 중요한 A매치 2연전이다. 슈틸리케호가 첫 선을 보이는 무대다.
▲ '앞' 보단 '뒤'를 주목하라

앞 보단 뒤다. 공격 보단 수비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7일 처음으로 A대표팀을 소집한 뒤 줄곧 수비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골대 3개를 막는 독특한 수비법이 등장한 까닭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공식기자회견서 "집을 지을 때 지붕을 먼저 짓지 않고 기초를 탄탄히 한 뒤 집을 올린다"며 축구를 집짓기에 비유했다. 그는 "'공격을 잘하면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을 한다'는 격언이 있다. 이것을 실천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선발 명단을 보면 공격 보단 수비에 집중돼 있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대표팀 수비를 신뢰하고, 활약에 따라 보완할 것이다. 수비 안정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은 무실점이다"라며 수비 안정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수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중대 일전이었던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서 무려 4골을 내주며 탈락의 쓴맛을 삼켰다. 지난 날의 과오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슈틸리케 감독의 출발점은 그래서 더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슈틸리케호 첫 '캡틴' 기성용
대표팀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25, 스완지 시티)의 어깨가 무겁다. 본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됐는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 자리가 영광스러운 자리이면서 운동장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경기장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맡겨진 어떤 임무든 최선을 다하는 주장이 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성용이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이 확실한 기성용은 공수 조율은 물론 세트피스 시 득점 가담, 1차 저지선 역할 등 1인 3역을 소화해야 한다. 여기에 주장으로서 '선수단 통솔'이라는 중책까지 떠안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도 두둑하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드에서 뛰기 때문에 공수에 모두 관여하고 중심 역할을 제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이 앞으로 감정 조절을 잘한다면 더욱 훌륭한 주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6살이지만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고, 최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나이대다"라며 기성용의 기량과 리더십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 시험대
새 출발선이다. 슈틸리케호의 틀은 정해져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 선수 구성, 전술 등 모든 것이 백지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전날 공격진 구상을 묻는 질문에 "지금껏 축구를 해오면서 비밀스럽게 간직하는 부분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는 최대한 마친 상황이다. 최근 한국의 경기를 보면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여러 가지 전술을 시험했다. 내가 경험한 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파라과이전서 4-2-3-1을 가동할 것인지 3-4-3 포메이션을 선보일 것인지 혹은 이동국을 원톱에 세울 것인지 김승대를 제로톱에 배치할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중요한 건 이번 2연전은 결과 보단 과정이 중요한 시험무대라는 것이다. 단기적 로드맵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도 "대표팀 축구는 세밀하게 분석하고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골킥부터 마무리 슈팅까지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말로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급함'과 '성적 지상주의'를 버리고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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