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순위 신인 이승현(22, 고려대)이 다시 한 번 '맞수' 김준일(22, 연세대)을 눌렀다.
고려대는 10일 오후 3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농구 정기전에서 연세대를 61-58로 제압했다. 이로써 고려대는 이승현 입학 후 정기전을 4년 연속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려대는 농구 정기전 통산 20승 20패 4무로 균형을 맞췄다.
프로농구에 전체 1순위로 데뷔한 이승현과 2순위 김준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2014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승현은 전체 1순위로 고양 오리온스에 지명됐다. 이어 김준일은 2순위로 서울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대학교 4년은 물론 중고교시절까지 늘 이승현에 가렸던 김준일 입장에서는 아마추어 마지막 맞대결에서 반드시 고려대를 꺾어야 했다. 반면 이승현은 정기전을 4연승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프로에 가려고 했다.


초반 분위기는 연세대 편이었다. 강력한 수비를 내세운 연세대는 골밑의 이종현에게 거친 파울을 마다하지 않았다. 쉬운 골밑슛을 주느니 차라리 자유투를 쏘게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여기에 허웅 등 외곽슛이 터져주면서 연세대는 3쿼터까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문제였다. 연세대는 항상 고려대와 만나 다 이겼던 경기를 내주는 경향이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4쿼터 고려대는 이종현과 이승현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김준일은 파울트러블에 걸려 마음껏 수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
고려대는 경기 막판 5점을 달아나는 김지후의 3점슛이 터졌다. 이어 이승현이 결정적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파울까지 얻었다. 연세대를 잡고 우승한 2014 대학리그 결승 3차전과 판박이였다. 결국 4학년 듀오의 활약으로 안암골 호랑이는 다시 한 번 신촌독수리를 잡았다. 이승현과 김지후에게 완벽한 대학생활 마무리였다. 김준일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게 됐다.

이승현과 김준일은 이제 프로에서 맞붙는다. 11일 두 선수의 프로데뷔전이 바로 오리온스와 삼성의 맞대결이다. 대학시절부터 쌓아온 라이벌 관계가 프로에서는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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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